국내 1세대 미술평론가 기린 상
전은자, 이중섭 아내와 소통하려
대학원까지 다니며 일본어 배워

특별상 받은 박래경 전 학예실장
큐레이터직업 사회적 정착 기여
국립현대미술관 첫 여 학예실장
▲ 전은자 학예연구사
▲ 전은자 학예연구사
▲ 박래경 전 학예실장
▲ 박래경 전 학예실장

인천시립박물관 초대관장이자 국내 미술평론가 1세대인 석남 이경성(1919~2009)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제8회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 상' 시상식이 1일 열렸다.

이 상은 이경성 선생 스스로 재원을 마련해 시작된 석남 미술상(1981~2006)과 석남 미술 이론상(2006~2008)의 뒤를 이어 선생 타계 후 후학들의 자발적인 발의로 만들어졌다. 조은정 미술평론가가 처음 수상한 이래 2020년까지 총 7번 시상한 바 있다.

시상식은 지난해부터 석남 이경성 선생의 고향이자 초대관장을 지낸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올해는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 상에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학예연구사가, 특별상에 박래경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수상자에게는 부상으로 작가 정직성과 김홍식의 작품을 줬다.

전은자 학예연구사는 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하고 제주 지역의 미술가를 연구하는 한편 이중섭 연구를 계속했다. 아내가 일본인이었던 이중섭의 유족과 소통하기 위해 통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박래경 전 실장은 서울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서독초청 장학생으로 뮌헨에서 미술사를 연구했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으로 이전할 때 학예연구관으로 합류했으며 이 시기 국립현대미술관장인 이경성 선생을 보좌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던 시기에 불모지를 개척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학예실장이 됐다.

한편 석남 이경성 선생은 인천 동구 화평동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장으로 부임해 박물관의 기틀을 세우는데 힘쓴 인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우리나라 미술비평의 개척자로서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이경성 선생은 신진작가를 위한 석남미술상을 시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을 쓰는 등 한국 근현대 미술문화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국내 유일의 권위 있는 미술 이론가 상을 인천에서 주최하며 인천이 문화도시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