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펴낸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 바꾼 것
AI·빅데이터 등 혁신적 기술 기반
산업간 경계 허문 '빅블러'로 급변
기존 리테일러 '올라인' 전환 가속
생활 밀착형 배송 트렌드 '새 이슈'

◆ 바꿀 것
ICT 등 무장 플랫폼 기업이 주도
신 유통 표방 신 비즈니스 생태계
생존의 길은 기업간 경쟁력 협업
밀려올 퍼펙트 스톰 선제적 대응

◆ 삼영은
국내 첫 공동물류 도입·센터 개소
글로벌 크로스보더 플랫폼 구축
국토부 우수물류기업 인증 획득
27회 기업혁신대상 장관상 수상
▲ 4차 산업혁명이 바꿔 놓은, 바꿀 세상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코로나19는 다만 그 속도를 높이는 트리거(Trigger) 역할을 했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는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를 통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사람이 있으며 대변화의 시대 속 대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물류전문기업 삼영물류를 이끄는 이상근 대표이사는 최근 제4차 산업혁명 시기 코로나19 속 물류산업의 미래를 조명하는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를 펴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간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상근 대표는 이 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시대에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물류산업은 독립된 산업군이 아니라 제조, 유통 등 모든 산업의 근간이자 각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은 이미 온라인·오프라인 유통과 물류를 합체한 신유통을 표방하고 있으며 여기에 제조, 서비스, 금융에 OTT까지 새로운 산업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물류업계는 물론 산업현장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한 내용으로 308쪽을 채운 이상근 대표를 만나본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발간까지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는 경영학과 산업공학 박사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물류산업 전문가다. 그는 군복무 시절 1980년대 초반 군수지원사령부에서 물류를 접한 이후 평생 물류업에만 종사했다. 벌써 40년째다.

IMF 외환위기로 근무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함께 일하던 임직원들과 1998년 현재의 삼영물류를 창업해 물류기업의 경영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물류'라는 단어가 낯설던 시절 물류에 입문했고, 여러 어려움을 딛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제는 삼영물류가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물류인으로서, 물류기업의 경영자로서 물류의 미래가 항상 궁금했고, 물류기업이 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궁금증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 공부를 계속 했고, 학회나 업계의 세미나, 토론회, 학회행사 등을 부지런히 다녔다. 또 물류에 관심을 가진 정부와 학계, 물류와 유통, 제조업계 등 다양한 분들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관련 책과 자료를 같이 읽고, 물류의 방향과 미래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책을 읽고 정리한 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2017년 1월부터 사회관계망에 정리해 공표하기 시작한 것이 200권이 넘었다. 2018년 5월부터 물류 전문지에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라는 칼럼을 게재하기 시작해 70편이 넘는 기명칼럼이 게재됐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는 지난해 코로나19의 대확산이 시작된 3월 이후 올 2월까지 1년간 연재한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시대 물류는', '위드코로나와 물류 뉴노멀'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고민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물류기업은 사라질 것인가?

책제목이 도전적이다. 물류기업인이 물류기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실제 상당 부분 우리 삶에 근접해 있으며 더 빠르게 다가올 4차 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물류 관련 뉴노멀 이슈는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중이다. 대표적 물류산업인 화물운송과 여객운송산업인 택시, 버스, 오토바이 등 교통 업종의 모빌리티 간의 경계가 파괴됐다. 동남아의 그랩(Grab)이 사람과 화믈을 동시에 운송하고, 일본의 택시회사와 버스회사에서 소화물을 운송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서는 이미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자가용과 영업용의 경계가 모호해져 우버가 자가용으로 택시영업을 대신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플랙서를 통해 자가용 승용차로 화물운송이 정착 단계다. 우리나라도 쿠팡, 배달의민족, GS25 등도 자가용 승용차를 통한 배송에 일반인을 끌어 들였다.

미래 운송시장인 도심항공운송(UAM) 시장에 대한 논의는 빠르게 진행중이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또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 지원과 관련한 새로운 이슈가 생겨나고 있다. 과거 산업물류가 중심이던 물류의 축은 언텍트, 공유, 홈코노미, 고객가치, 귀찮니즘, 1인 10색, N차신상 등 다양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생활 밀착형 맞춤물류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택배, 퀵 서비스, 로봇배송, 드론배송, 빠른배송(로켓배송, 샛별배송 등)과 근거리 즉시배송(번쩍배송 등)이 이슈가 되고 있다.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와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등 보관 선진화는 도시 외곽의 대형물류센터에서 도심내 소형풀필먼트센터(MFC: Micro Fulfilment Center), 택배보관함, 생활형 공유창고, 셀프스토리지 트렁크룸 등이 이슈가 되면서 주요한 스타트업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과거의 기준을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과 표준인 뉴노멀(New Normal)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뉴노멀시대에는 디지털 전환(DX)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고,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미 산업 카테고리는 사라지고 산업 내의 경쟁은 무의미하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독립된 산업으로서 물류산업은 사라질 수 있지만, 물류가 산업과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물류가 없는 제조산업, 유통산업과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기업은 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은 독립된 산업으로 물류산업은 사라질 수 있지만 물류없는 제조산업, 유통산업,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 대표의 역설적 진단인 것이다.

▲영역 간 경계 붕괴의 가속화, 새로운 산업 탄생의 전조현상

물류산업의 영역을 침범하는 새로운 세력들의 진입이 예사롭지 않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온라인+오프라인유통+물류'를 합체한 '신유통'을 표방한 지 이미 오래 됐으며 여기에 '제조+서비스+금융(핀테크)'까지 합체한 새로운 산업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플랫폼 기업 FAANG과, BAT,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와 쿠팡, 배달의민족이 이미 물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이들은 혁신과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주도권은 ICT로 무장한 플랫폼기업과 온라인, 오프라인, 물류가 합체된 O2O 기업이 될 것이란 것이 일반적 예측이다.

그는 “이미 전 세계 최고의 기업들인 FAANG과 BAT 등 ICT 기반의 플랫폼 기업들은 위드코로나19의 유통을 주도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기업들이 그 주도권을 잡고 갈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마켓커리 등에 계속 밀리기만 하던 오프라인 기반의 대형 백화점, 할인점 등 리테일러들도 월마트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 역량을 강화시켜 옴니채널을 넘어 올(All)라인 유통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다. 여기에 O2O, 온라인, 디지털, 옴니채널로 무장하면서 제대로 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19 시대의 제조업의 급변은 물류 측면에서도 글로벌 생산과 부품 공급을 한 국가나 지역에서 집중하는 '싱글소싱'에서 '중국+2'로 대표되는 탄력적 공급망으로 전환되고 있다. 자국내 혹은 인근 국가로 생산과 물류기지 등을 이전하는 리쇼링, 니어쇼링과 원·부자재, 완제품의 안전재고 확보와 재고의 재배치가 물류 뉴노멀로 떠오르고 있다.

또 무인물류센터, 드론, 무인화물차 등 무인 스마트물류시스템 도입의 가속화와 유연생산 시스템에 대응하는 유연물류시스템 구축도 전망된다. 지금까지 공장에서 수행하던 생산, 조립, 가공, AS와 온라인판매 기능의 상당부분을 물류센터와 매장에서 수행하는 것도 뉴노멀 물류로 예측된다.

이 대표는 우리 생활과 보다 밀접한 유통업에 밀려오는 퍼팩트 스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물류도 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의 뉴노멀 물류로 빠른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온라인 쇼핑에 구매력이 큰 5060세대가 대규모 유입되면서 '속도'와 함께 '편리'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류산업의 경우 대기업은 글로벌, 대형화, 다기능화를 통해 그 능력을 극대화하고 유통을 포함한 물류플랫폼기업을 지향할 것으로 이 대표는 예측했다. 따라서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족한 것을 다른 물류기업에게서 보충하는 수평적 협업이 필요하며, 플랫폼기업, 유통기업, 물류대기업과 수직적 협업화를 통해 자신의 강점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무엇을 바꾸었고, 새로이 나타날 코로나는 또 무엇을 바꿀 것인가는 모두의 관심사다. 코로나19는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지만 그 일상이 2019년 이전 과거로의 리턴이냐 아니면 코로나19와 함께 겪었던 새로운 생활에 락인(Lock in)되어 뉴노멀이 될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바꿔 놓은, 바꿀 세상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이에 대한 대처에 대해 산업계 전반과 개인이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삼영물류는?

삼영물류는 국토교통부의 우수물류기업 인증을 취득하여 물류서비스 수행능력을 인정받은 물류 전문 기업이다. ▲온라인쇼핑 풀필먼트 ▲FS(식품) ▲CVS(편의점) ▲전기·전자·설치, ▲공동물류 등을 제공한다.

이번 시상은 전문 물류기업의 길을 걸으며 책임과 소명을 다한 삼영물류의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을 받는다.

삼영물류는 업의 정의를 '물류를 통해 고객을 성공시키는 기업'으로 삼고 지난 1988년 특송(택배)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업대상을 대형 화주뿐만 아니라 중소형 화주의 공동물류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2000년에는 국내 최초 공동물류 전용센터를 개소하며 공동물류 SCM을 구축하였다. 또한 중소 화주에게 물류 공동화 추진으로 평균 22% 이상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제공하였으며, 공동 수배송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녹색물류 실현에 앞장서 왔다.

국내에 중소제조 및 유통기업의 공동물류 도입과 3PL 확산을 선도한 점, 끊임없는 물류품질 혁신 활동을 통해 글로벌 크로스보더(온라인 직구/역직구 판매) 풀필먼트 플랫폼을 구축한 점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제27회 기업혁신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기업혁신대상은 기업의 경영혁신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지난 1994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개최하고 있다.

 

/글·사진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