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11일 인천문예회관 공연 앞두고
단원들 마스크 쓴 채로 “강도 높게 연습”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재미 극대화 노력

“아, 사랑아, 너무 빨라 잡을 수가 없구나! 너무 싱싱해서 만질 수도 없구나!”

인천시립극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셰익스피어의 '십이야' 연습현장을 지난주 찾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관객들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극단 단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이번 극을 만든 임도완 연출가는 공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의 조화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인물의 움직임과 효과음이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영상도 접목해 풍성한 공연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십이야'는 이탈리아 설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열두 번째 밤'이라는 의미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해 크리스마스부터 12일간 진행하는 축제의 마지막 밤이다.

'십이야'는 남매의 생이별로부터 시작한다. 쌍둥이 남매 세바스찬과 바이올라는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헤어진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여동생 바이올라는 세자리오라는 이름의 남자로 변장해 오시노 공작의 하인이 되지만, 공작이 연모하는 올리비아가 남장한 바이올라에게 빠져들며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다. 여기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세바스찬까지 얽히면서 네 사람의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십이야'는 16세기 말 페스트 창궐로 문을 닫았던 런던 극장이 재개관하면서 공연한 첫 작품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무대를 접하기 어려워진 요즘과 유사한 상황 속에서 초연됐다.

▲ 인천시립극단의 연극 '십이야' 연습 현장 모습.
▲ 인천시립극단의 연극 '십이야' 연습 현장 모습.

인천시립극단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관객들이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십이야'를 준비했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작품인 만큼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십이야'만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만큼 배우의 노력도 중요해 보였다.

극 중 남성과 여성을 오가는 바이올라 역의 이수정 배우는 “여유롭게 움직이다가도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상황에 맞춰 강약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고 고충을 전했다.

익살꾼 말볼리오 역의 서창희 배우는 “요즘 마스크를 쓰고 하느라 운동선수처럼 강도 높게 연습하고 있다”며 “객석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앉지만, 관람하시는 동안 만큼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십이야는 4월3일부터 11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2시, 주말 오후 3시에 공연하며 관람료는 2만원이다. 청소년 주말 공연과 학생 평일 단체관람은 할인된다. 

 

/글·사진 박서희 인턴기자 jo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