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로 뻗어나갈 한반도와 인천의 하늘길이 2001년 3월29일 활짝 열렸다. 이날 오전 5시 방콕 발 아시아나항공 OZ3423편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첫 착륙했다. 이로써 김포공항 시대를 접고 역사적인 인천국제공항 시대에 돌입했다. 이어 오전 8시30분 마닐라 행 대한항공 KE621편이 첫 이륙하는 등 개항 첫날 여객기 230편과 화물기 100편 등이 이·착륙을 하며 명실공히 한국의 관문으로서 힘찬 날개짓을 시작했다.

당시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언론사마다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만큼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새로운 항공 종합물류기지로 떠오르게 하는 인천공항 개항은 우리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사건'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은 문을 연 후 편안하게 승객 서비스에 나서는 등 여객·화물수송을 훌륭히 해냄으로써 12년 연속 '국제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제 인천공항은 세계 여느 유명 공항에 견주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인천일보는 인천공항 개항을 기념·축하하기 위해 4월29일 '제1회 인천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마라톤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대회엔 참가자 8400여명이 하프, 10㎞, 5㎞로 나눠 인천공항 주변 코스를 달리며 봄을 맞이하는 물결을 연출했다. 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일대엔 개항 이후 최대 인파인 4만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본보를 비롯해 인천시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공동주최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지금까지 해마다 마라톤대회를 키워 열고 있는 상태다.

앞서 공항 건설을 한창 벌이고 있는 와중에 신공항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세종과 영종 등의 이름이 나와 인천시민들을 뜨악하게 했다. 시민들과 인천시의회 등 지역사회에선 '인천국제공항'으로 해야 마땅하다며 정부에 건의·요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결국 정부는 1995년 11월5일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천국제공항으로 결정했다. 성숙한 시민들의 '인천 사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20주년을 맞아 다시 비상할 채비를 서두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9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밀레니엄홀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인천공항이 걸어온 20년을 기념하고, 꿈과 희망을 여는 대한민국 관문으로서 미래 비전·전략을 선포하는 자리다. 현재 인천공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공항·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사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격화한 공항 간 경쟁 상황에서, 우위를 선점할 인천공항의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선 '전통문화 홍보 미디어' 제막식을 올린다. 이 공간은 인천공항이 항공교통 기능과 서비스를 넘어 문화예술을 접목한 차별화한 경쟁력 확보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를 둔다. 아무쪼록 코로나19를 하루빨리 끝내고 사람들의 항공여행 갈증을 풀어나갔으면 한다.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인천공항의 모습을 기대한다.

 

/이문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