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안내서
'인천형 청년베이비부머' 삶의 경로를 추적하려고 한다. 인천에서 태어난 1991년생(4만772명), 1992년생(4만2840명), 1993년생(4만1731명), 1994년생(4만1680명), 1995년생(4만1246명)들을 인천베이비붐 세대로 규정했다. '이주민의 도시'라는 꼬리표를 떼고 인천 역사상 한 해 출생아 수가 유일하게 4만명을 넘어선 다시 못 올 인구 황금기다. 2020년 기준 인천지역 출생아 수는 1만6000명까지 추락했다.
인천베이비부머 나이대는 지금 만 26세부터 만 30세 정도로, 지역 고용과 소비, 출산 등 도시 유지를 위한 핵심 항목들을 관통하는 세대로 자리 잡는 중이다. 동시에 대학 졸업과 취업 경계에서 지역 내 마땅한 터전을 찾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본문
지난 2019년.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00명 중 68명이 곧바로 대학에 진학했다. 학교 유형 상관없이 해당 연도 지역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 3만1422명 가운데 2만1549명(진학률 68.6%)이 대학 입학을 선택했다. 인천지역 대학 진학률은 2010년대 진입하면서 6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베이비부머 끝 세대인 1995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2014년 대학 진학률 역시 2019년과 마찬가지로 68.8%를 나타냈다. 기획 도입부에 지역 대학 진학률을 언급하는 이유는 청년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실질적 나이대가 20대 중반부터라는 배경 설명이 필요해서다.
현재 만 26세에서 만 30세까지 이어지는 인천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생애 주기 중 '대학 졸업'과 '취업' 사이쯤에 놓여 있다고 짚고 싶었다. 이들의 고단함은 '대학 졸업'과 '취업' 경계에서 본격화한다. 평생 익숙했던 인천이라는 삶의 터전이 자신들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 전공을 살릴만한 눈에 띄는 일자리가 주로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다. 취업 성공 순간에서 선택지 두 개를 손에 쥐는 셈이다. 서울이나 못 해도 그 주변으로 '이주' 또는 '왕복 3시간 출퇴근'. 어느 하나 녹록지 않는 것들이다. 인천 역사상 출생아 몸집이 가장 컸던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즉, 인천베이비부머들이 20대 중반을 넘어서는 지금 시기에 서울과 경기 일자리에 기대 성장하면 자신 삶에서 인천 기반은 차츰 옅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는 말뿐이 아니다. 한국고용정보원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 2017년분 로데이터 1만8000여건을 확보해 분석했다. 2016년 8월과 2017년 2월 전문대와 대학 졸업자 중 1만8081명을 표본으로 삼아 설문 조사한 내용이다. 전체 표본 중 첫 직장 위치를 밝힌 인천 출생자 340명에서 첫 직장이 인천 기업인 경우는 118명(34.7%)에 그쳤다. 반면 서울과 경기 기업 입사가 각각 118명(34.7%), 69명(20.3%)으로 과반(55%)을 차지했다. 인천토박이 대졸자가 졸업 후 첫 직장이 인천지역인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대신, 서울과 경기 유출이 심각하다는 유의미한 통계다. 인천 출생자 표본 340명에서 인천베이비붐(1991~1995년) 세대는 78.5%인 267명이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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