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나포맘' 회원 제안...경기도 적극 예산지원
아이스팩 재사용을 제안한 포천맘카페 회원들이 수거함을 추가 설치해달라며 시에 500만원을 기탁하고 있다./사진제공=포천시
아이스팩 재사용을 제안한 포천맘카페 회원들이 수거함을 추가 설치해달라며 시에 500만원을 기탁하고 있다./사진제공=포천시

아이스팩 재사용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배달문화 확산으로 버려진 아이스팩이 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여서다.

경기도도 올해 아이스팩 순환(재사용)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등 환경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일 도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스팩 사용량은 3억2000만개로 지난 2016년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대부분 아이스팩을 재사용하지 않고 80%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다. 15%가량은 하수구로 배출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스팩 충전재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자연분해가 안 돼 소각이나 매립도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땅에 묻으면 자연분해까지 500년이 걸린다.

심지어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유해가스 배출이 우려되는 데다 종량제 봉투에 넣어 매립할 경우 토양과 하천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지자체는 물론 가정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러면서 버려진 폐아이스팩 때문에 환경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7월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도내 남양주시 등 7곳도 전용 수거함을 제작해 아이스팩을 수거했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처음으로 보상 수거제를 도입했다. 수거함에 아이스팩 5개를 가져오면 종량제 봉투(10ℓ)를 제공했다.

여기에 더해 재활용할 수 있는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세척한 후 상가 등 수요처에 나눠줬다. 이런 효과에 전국 광역·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포천시는 좀 특이하다. 나포맘(나는 포천 맘이다) 회원의 제안으로 수거함을 설치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수거율도 좋은 데다 식품업체 등 12곳에서 31만개를 요청할 정도다. 현재 시는 포천지역재활센터에서 아이스팩을 세척·소독한 뒤 재래시장 등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나포맘 회원들은 정책 제안에 이어 지난 2월26일 수거함을 추가 설치해 달라며 500만원을 시에 기탁하기도 했다.

양주시는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선다. 공동주택 등 31곳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수거한 아이스팩을 세척·소독해 재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농협하나로 양주유통센터와 업무협약을 맺는다. 대형마트와 식품업체 등 수요처 발굴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도는 지난 2월 도내 21개 시군에 6억6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아이스팩 순환 사업에 힘을 보탰다.

수원시를 포함한 19개 시에 3억3000만원, 성남시 2억5000만원, 여주시 800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나머지 10개 시·군은 도비 신청을 하지 않았다.

포천시 관계자는 “아이스팩은 냉동할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데도 한번 사용 후 생활폐기물로 소각 처리돼 환경오염이 심했다”며 “포천 엄마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재사용 사업이 큰 효과를 얻으면서 시민 모두가 환경보호를 실천하게 됐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생활폐기물 발생량 저감과 환경오염 개선을 위해 아이스팩 순환사업을 추진했는데, 시군에서 관심이 컸다”며 “주민참여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통해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했다.

/포천·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