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후 최악 유혈사태…유엔, 최소 48명 사상 확인

 

▲ 점점 더 격화하는 군부와 시민들의 대립. 28일 양곤에서 열린 반쿠데타 시위 모습.

미얀마 군경이 민주화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해 쿠데타 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1일 연합뉴스가 유엔인권사무소의 28일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사상자는 미얀마 군경이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지에서 군중에 실탄을 발사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고 사무소는 설명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미얀마 시위에서 고조되는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평화 시위자들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군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미얀마인들은 평화롭게 집회를 열어 민주주의 복원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군경은 이 같은 근본적 권리를 반드시 지켜줘야 하고 폭력적인 유혈 진압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이날 시위에서 사망한 이들이 유엔의 집계보다 적은 12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들은 이날 오후 시위대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4명, 7명, 11명까지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얀마에서 온라인·위성·지상파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독립 언론사 버마의민주소리(DVB)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양곤, 만달레이 등 9개 도시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19명 발생했고, 미확인 사망자도 10명 있었다며 2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와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사망자가 유엔이나 미얀마 정부 집계보다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망자 소식에서 이날 양곤 2명, 띤간쥰(Thingangyun) 1명, 다곤 1명, 다웨이 5명, 만달레이 1명, 바고 3명, 파코쿠 1명, 메익 2명 등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 발생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며 '피의 일요일'이라 칭하고, 총 맞은 시민 사진과 동영상을 속속 SNS에 올리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강경 유혈 진압 과정에서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도 빚어졌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는 이날 1000 명이 붙잡힌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중 27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쿠데타 이후 체포·기소되거나 형을 선고받은 시민의 수가 1132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