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 AZ백식 이천물류센터 도착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출하
트럭엔 17만명분 34만여 도즈
경찰·군 호송아래 이천 창고로

오늘 새벽부터 전국으로 이송
내일 도내 1700여곳 접종 시작
65세 미만 요양원 종사자 대상
▲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 이천의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위탁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지게차를 이용해 옮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차량 들어옵니다.”

24일 낮 12시 33분. 이천시 마장면의 지트리앤비 냉장창고 앞.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공장에서 오전 10시 13분쯤 인류를 구원할 첫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이 곧 도착한다는 ‘무전 소리’에 경찰과 군인 등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찰관 20명이 냉장창고 출입구부터 50m쯤 떨어진 도로까지 줄지어 섰다. 2차선 도로 중 한 차로를 비우기 위해 도로를 달리던 차들에 수신호를 보내자, 운전자들은 경찰의 통제에 따라 차선을 변경했다.

내외부 경비도 삼엄해졌다. 무장한 군인 10여명이 냉동창고 외곽을 수시로 돌면서 상황을 점검했고, 인근 숲 속에 매복한 채로 사주경계를 이어갔다. 이날 투입된 경찰과 군만 해도 100여명에 달했다.

순간 ‘백신 수송 행렬’이 모습을 드러냈다. 텅 빈 차로 위로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자 2대가 냉동창고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최초 허가 백신 출하!”라는 문구를 새긴 5t 냉장 운송 트럭이 10m쯤 뒤에서 천천히 나타났다. 트럭은 군사경찰차 1대, 경찰특공대 1대, 순찰차 1대 등 후송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 트럭에는 17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34만7000도즈가 실려 있다.

트럭은 경찰 통제에 따라 순조롭게 냉장창고로 들어갔다.

안성식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은 “완벽한 수송을 위해 꾸준히 FTX(사전 모의훈련)을 해왔다"며 “28일까지 이어지는 백신 수송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창고 관계자들은 지게차와 냉장설비를 점거하는 등 준비작업에 한창이었다.

12시 39분쯤 트럭 옆문이 열렸다. 곧 직사각형 형태의 냉장 보관함에 담긴 백신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백신은 영상 2도에서 8도 사이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대기 중이던 지게차가 냉장 보관함 앞으로 서서히 다가와 백신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백신을 한 번에 ‘입고도크’로 운반할 수 있었으나, 안전을 위해 바닥에 내렸다가 방향을 전환한 후 다시 들었다.

“조심! 조심” 순간 창고 관계자의 목소리가 커졌다.

“오른쪽으로 조금 더 오세요. 멈춰요. 왼쪽으로 이동하세요” 관계자들은 벽과 부딪치지 않게끔 위치와 방향을 수차례 조정했다. 트럭에서 5m 떨어진 입고도크에 백신 보관함을 내려놓기까지 10분 넘게 걸릴 만큼 신중했다.

드디어 백신이 창고 내부로 옮겨지자 경찰과 군인 등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백신은 재분류, 포장 작업을 끝낸 후 25일 새벽 5시30분부터 창고 앞에 대기 중인 1t 무반동 냉장트럭에 실려 전국으로 이송된다.  26일부터 도내 1700여곳에서 접종이 시작되며, 65세 미만 요양원 입소자와 종사자 7만3156명이 대상이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