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단계 전 공공건축심의위 거쳐
경기교육청 촉박한 공사 기간 난감
향후 TF 꾸려 행정절차 단축 노력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내년 개교하는 학교부터 행정절차 이행 기간 2개월여가 추가로 늘어나면서 경기도교육청이 가뜩이나 촉박한 공사 기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1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신설 공사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후 통상 25개월여가 걸린다.

적법과 타당성, 원가 적정성을 검토하는 계약심사 과정 20일, 설계공모 90일, 기본설계 75일, 실시설계 105일 등 설계에만 10개월여가 걸리며, 조달청을 통해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도 3개월여가 소요된다.

이후 실제 착공 후 공사는 초등학교 기준 약 18개월여가 필요하다는 게 관련 부서의 입장이다. 그러나 개교 시점에 맞추다 보니 평균 12개월여 만에 초등학교를 준공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도 개교예정인 학교부터 2개월여의 추가 행정절차 이행 기간이 필요한 점이다.

지난 2019년 12월 시행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도교육청은 학교 신설 시 설계단계 전 공공건축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공공건축심의위원회는 신설학교 등 교육시설사업의 ▲사업규모 ▲사업기간 ▲재원조달계획 ▲발주방식 ▲디자인 관리방안 ▲에너지 효율화 방안 ▲지역 활성화 기여 방안 ▲향후 시설 활용계획 등을 심의한다.

심의 과정은 2개월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이후 설계에 들어가 내년도 개교를 목표로 하는 신설학교 중 대다수는 행정절차 이행 기간이 13개월에서 15개월로 늘었다.

이에 따라 개교를 연기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기간이 촉박해 행정절차 이행 또는 공사 중 변수가 생기면 개교 연기는 불가피하다.

실제 2019년 4개교, 2020년 4개교가 개교 전 준공이 되지 않았으며, 올해 3월 개교예정이었던 40개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 6개 학교도 개교 전 미준공 사태가 발생했다.

하남 단샘초등학교는 지난 2019년 4월 24일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개교 예정일이었던 올해 3월까지는 약 22개월여 남은 상황이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일찌감치 TF(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는 등 공사 기간을 맞추려 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지반공사 중 3896㎡ 크기의 극경암(암질이 밀착된 단단한 암석)이 발견됐다. 또 여름철 비가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공사도 중단됐다. 결국 단샘초 준공은 연기됐고, 510명의 학생은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감일고등학교에 임시 배치된다.

고양 꽃향기유치원은 공사 기간 중 다수의 매립 쓰레기가 발견됐다. 25t 트럭 80대분이 달하는 매립 쓰레기 반출에 준공이 늦어지면서 개교 시기를 오는 3월 1일에서 4월 1일로 한 달 연기했다.

화성 라온유치원과 새봄유치원은 조달청 공사업체 선정과정 중 3차례에 걸친 서류보완요청에 따라 계약체결이 지연됐고, 준공이 3월 20일로 미뤄져 3주간의 재량으로 휴업한다. 학생들을 위해 인근 유치원에서 긴급돌봄을 운영한다.

도교육청은 향후 TF팀을 만들어 행정절차 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충분한 공사 기간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중앙투자심사 통과 전 행정절차를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지속해서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경기도내에는 총 57개 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이는 전국 개교 예정교 92개교 중 62%를 차지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