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는 한걸음 멀찍이 자연과는 한걸음 가까이

설연휴 기간 동안 언택트(비대면, Un+Contact)여행을 떠나는 것 어떨까. 코로나19 시대 여행법으로 하나로 답답한 실내 대신 사방으로 탁 트인 드넓은 공간을 거닐며 힐링할 수 있는 예쁜 경기지역 언택트 관광지를 소개한다.

▲ 시흥시갯골생태마을. /사진제공=시흥시

#갯골 따라 펼쳐진 바다와 뭍의 풍경, 시흥 갯골생태공원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조선총독부는 인천 논현동, 시흥 포동, 월곶동, 장곡동에 염전을 건설했다. 이들 염전은 해방 후에도 소금을 생산했으나, 소금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996년에 폐쇄됐다. 염전이 문을 닫은 지금 시흥의 염전과 그 일대는 생태체험과 철새관찰, 소금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2012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염생식물과 붉은발농게 등 갯벌 생물이 잘 보존돼 있다.

시흥갯골은 서해의 바닷물이 뭍으로 들고 나면서 생긴 움푹 파인 물길이다. 갯골생태공원은 갯골을 감싸고 조성됐다. 염전체험장, 소금창고, 갯골생태학습장, 탐조대, 사구식물원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공원을 둘러보는 탐방코스는 시간별로 30분~3시간까지 다양하지만, 코스에 구애받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즐겨도 좋다. 사구식물원에는 갈대와 갯방풍, 우산잔디와 같은 바닷가에 자라는 식물이 가득하다. 옛 염전 일부를 복원한 염전체험장은 인기 코스다. 생태교육장에서 천일염에 대한 교육을 들은 후 직접 소금을 만들어본다. 작은 대패로 바닥을 밀면 거짓말처럼 새하얀 소금이 모아진다. 주변으로 옛 소금창고 2동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내부엔 염전이 번창하던 시절의 유물과 자료를 전시해 두었다. 높이 22m의 흔들전망대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라 아찔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전망대 맨 꼭대기에 다다르면 아찔함도 잠시 탁 트인 전망에 가슴이 뻥 뚫린다.

- 주소 경기도 시흥시 동서로 287

- 문의 031-488-6900

- 홈페이지 www.siheung.go.kr

- 당일 여행 시흥 갯골생태공원 → 안산 다문화음식거리 → 소래역사관

- 1박 2일 여행 시흥 갯골생태공원 → 안산 다문화음식거리 → 소래역사관 → (숙박) → 오이도 → 대부도

 

▲ 평택시 바람새마을./사진제공=바람새마을
▲ 평택시 바람새마을./사진제공=바람새마을

#수변 위로 미소바람 부는 곳,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바람새마을'이란 이름은 '바다', '람사르습지', '철새'의 단어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었다. 어감도 좋지만 진위천 습지에 조성된 생태공원이란 의미를 잘 담았다. '소풍(笑風)' 정원에는 '미소 바람이 분다'는 의미를 더했는데, 공원을 걷는 내내 기분 좋게 살랑이는 바람이 따라오는 듯하다.

소풍정원에는 연못과 테마 섬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캠핑장이 있고, 왼쪽에 습지가 펼쳐진다. 소풍정원의 중심은 연못 위에 조성된 네 개의 테마 섬이다. 각각의 분위기가 서로 다른 네 개의 섬은 수변산책로로 연결돼 산책하는 기분으로 둘러보면 된다. '이화의 정원'은 봄이면 새하얀 배꽃이 활짝 핀다. 섬 가운데 우뚝 선 소풍정은 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다. 그 옆으로 '무지개 정원', '빛의 정원', '지지배베 정원'이 차례로 위치한다.

- 주소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새악길 18

- 문의 031-668-4815

- 홈페이지 www.pyeongtaek.go.kr/camp

- 당일 여행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 웃다리문화촌 → 평택국제중앙시장

- 1박 2일 여행 평택국제중앙시장 → 웃다리문화촌 →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 (숙박) →평택호관광단지 → 농업박물관&자연테마식물원

 

▲ 여강길변 신륵사 모습. 사진은 지난 1월 여강길의 사진콘테스트에 응모한 이효식씨 작품./사진제공=여강길
▲ 여강길변 신륵사 모습. 사진은 지난 1월 여강길의 사진콘테스트에 응모한 이효식씨 작품./사진제공=여강길

#여강 따라 세종대왕을 만나러 가는 길, 여주 여강길 4구간(5일 장터길)

남한강을 따라 조성된 여강길은 1구간 옛나루터길(15.3km, 5~6시간), 2구간 세물머리길(19.7km 7~8시간), 3구간 바위늪구비길(14km 4~5시간), 4구간 5일장터길(12.4km 4~5시간), 5구간 황학산길(6.5km 3~4시간)로 나눠져 있다. 모든 구간이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데, 이 중 4구간 5일 장터길은 여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여강의 매력을 고루 느껴볼 수 있는 구간이다.

5일장터 길은 천년고찰 신륵사를 출발해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에서 끝난다. 5일 장터길이라 이름 붙었지만 장터는 일부다. 여주시내와 여강을 내려다보는 영월루, 우암 송시열을 기리는 사당 대로사, 숲속 세종산림욕장 등 길의 표정 변화가 다채롭다. 여강길 4구간은 완주가 아니어도 괜찮다. 영월루에서 낙조를 맞는 일정도 좋고, 시내를 지나니 원하는 만큼 걷다가 멈추어도 좋다.

- 주소 여주시 신륵사길 73(신륵사), 여주시 능선명 양화로877(세종대왕릉역)

- 문의 031-884-9089

- 홈페이지 http://www.rivertrail.net

- 당일 여행 여강길4구간→ 황포돛배→ 파사성

- 1박 2일 여강길4구간 → 황포돛배 → 파사성 → (숙박) → 금은모래강변공원 → 강천보

 

▲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해 뜨는 모습./사진제공=고양시
▲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해 뜨는 모습./사진제공=고양시 

#언택트 여행, 콘택트 한강, 고양 행주산성역사공원

한강 하구에 위치한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대파한 3대 대첩(행주대첩, 진주대첩, 한산도대첩)의 승전지 중 하나다. 행주산성은 전쟁에서 승전보를 울린 역사여행지이면서, 동시에 각광받는 언택트 관광지이다. 행주산성역사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메타세쿼이아 길이 반긴다. 높게 자란 초록 나무가 싱그럽다. 그 길 끝은 행주산성역사공원이다. 한강 변의 공원은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머물러 쉬기에 알맞다. 텐트나 그늘막은 설치할 수 없지만 돗자리나 캠핑 체어 정도면 족하다. 고수부지로 내려서기 전에는 과거 군 초소로 쓰이던 행호정을 거친다. 일대는 2012년 공원이 생기기 전까지 초소와 철책선이 있어 일반인 접근을 통제했다.

공원 안내도에는 사진 찍기 좋은 곳 8경이 나온다. 이를 중심으로 돌아봐도 좋겠다. 행주산성누리길과 이어지는 팔각정(초소)전망대(1경), 강변의 갈대밭(5경),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도' 속 모습을 재현한 고기잡이배(6경), 물가로 내려설 수 있는 빨랫돌머리(8경) 등이다.

- 주소 고양시 덕양구 행주산성로 93-38

- 문의 031-8075-3404(고양시 문화유산관광과)

- 당일 여행 행주산성역사공원 → 행주산성 → 서오릉

- 1박 2일 여행 행주산성역사공원 → 행주산성 → 서오릉 → (숙박) →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 → 일산호수공원

/정리=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