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긴급 생계지원사업 종결짓고 평화적 관점서 문화자원 재해석·발굴"
"지난해 수립한 중장기발전계획 기반 조직·예산·사업 효과적 대안 만들 것"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정지된 가운데 특히 문화예술인들은 더욱 괴로운 2020년을 보냈다. 모든 활동이 지장을 받고 그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어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상당했다.

문화예술인 창작지원이 주요한 사명인 인천문화재단 역시 비상한 상황으로 시대를 받아들이며 예술인 지원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했다.

이제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인천문화재단의 사업 설계와 각오가 남다르다.

취임 2주년이 된 최병국(사진) 인천문화재단 대표를 기관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오랜기간 인천 문화예술계를 지켜온 어른으로서 만나 올해 인천 문화계가 나아가야 할 향방에 대해 들어봤다.

 

▲회환과 감동이 공존했던 지난해

최 대표는 그의 취임과 동시에 추진된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 활동으로 2019년을 보냈다면 2020년은 뜻하지 않은 감염병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좀 더 차분하게 인천의 문화예술 현장을 돌아보고 재단의 역할을 높이는 방안을 찾았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습니다”

반면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서로 위로하며 창작활동을 이어가려 했던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면서 다시 한번 재단의 역할과 기능을 되새기는 원년이 되기도 했다.

“저는 재단의 대표이사이기 전에 인천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그 누구보다 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조건과 상황에 놓였지만 성의와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자고 서로 격려를 하곤 했지요.”

 

▲급변하는 문화예술 환경에 맞춤 행정

비단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인천 문화예술계 체질 변경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조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젊은 예술가들이 나타나고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면서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방식도 바뀌는 것이다. 온라인 또는 비대면 예술활동의 뿌리는 SNS가 널리 통용되는 시점에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재단의 사업 역시 이런 시대적 추세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꾸준히 지켜나가야 할 것과 새롭게 시도해야 할 것들을 균형과 짜임새있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천 예술인 긴급 생계지원사업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특히 그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적극 발굴하고 예술인들의 활동에 연계해서 시민들과 공유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평화문화예술교류사업단을 신설해 운영 중인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열린 도시이자 남북 접경지역인 인천의 문화자원을 평화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알려지지 않은 자원을 적극 발굴하고자 합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모두 문화재단이 있지만, 남북이 공유한 자산이 어느 지역보다 많은 인천의 특성을 반영한 인천문화재단의 특징적인 사업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조직 내부를 건강하게 재정비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도출됐으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천문화재단 내부의 상처는 쉽게 낫질 않았다. 여기에 인천시로부터 받는 출연금까지 대규모 삭감되면서 또 다른 진통을 앓기도 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제기된 비판과 충언 등을 양분 삼아 2021년엔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된 조직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부터 수립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조직과 예산, 사업 등에서 효과적인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예술인들은 신나고, 시민은 즐거우며 재단 직원은 보람을 느끼는 토대를 만들고 싶은 바람입니다. 지난 2년간 재단을 둘러싼 여러 가지 비판과 논의와 내부적인 고민 등이 많았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문화재단에 대한 지역 안팎의 기대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대가 있기 때문에 잘하라는 또 잘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인천문화재단의 새로운 5년, 새로운 10년의 토대를 닦으려 합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