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로 재개·연안부두 활성화…'인천항 경제권' 만들자

인천항, 2020년 327만TEU 최대
중국·베트남과 78% … 증가 영향

인천항 원자재 수입 처리 지속 감소
1982년 77%→ 2020년 30%대로
비 컨테이너 화물 감소는 고민해야

한국 중고차 수출 90% 처리하나
공영주차장 곳곳 차량 정차 몸살
2025년까지 스마트 오토밸리 계획

올 9월 제주행 카페리 운항 재개
서해 5도 대형선 투입도 이뤄져야

연안부두 활용 관광단지 의견도
트램·수산물 유통단지 등 방안

IPA. 인천내항 해양문화공간 추진
시·주민·관계자 소통 협의체 필요
▲ 2020년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코로나19에도 국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거두며 역대 최고치인 327만TEU로 잠정집계됐다. 반면 비컨테이너화물은 전년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항인 인천항에서 비컨테이너화물 감소세는 산업적 측면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재개발과 남북경협 재개, 중고차 수출 등에 대비한 인천내항 활용문제도 인천항을 달굴 이슈중 하나다. 이 같은 산적한 문제를 논의하고 인천항경제권 형성을 위한 실질적인 인천항 고위정책협의회 운영이 요구된다. /인천일보 DB

2020년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327만TEU로 잠정집계됐다. 코로나19에도 국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거두며 2018년 312만TEU를 뛰어 넘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면 비컨테이너화물은 전년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항인 인천항은 비컨테이너화물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산업적 측면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인천항은 올해 9월 인천~제주항로가 재개되면서 제1국제여객터미널 재활용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수산물유통단지 조성 등 연안부두 활성화 방안을 놓고 항만업계와 주민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도 보인다. 재개발과 남북경협 재개, 중고차 수출 등에 대비한 인천내항 활용문제도 인천항을 달굴 이슈중 하나다. 이 같은 산적한 문제를 논의하고 인천항경제권 형성을 위한 실질적인 인천항 고위정책협의회 운영이 요구된다.

 

# 컨테이너 고공행진, 비컨테이너 지속적 감소, 양극화 심화

지난해 인천항 컨테이너물동량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27만2213TEU로 잠정집계됐다. 2018년 312만TEU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초반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12월까지 9개월 연속 역대 월별 최대 처리실적을 갱신하며 국내 2위 항만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2020년 컨테이너물동량은 수입 162만3144TEU, 수출 157만703TEU로 전년 대비 각각 3.7%, 5.6%씩 증가했다. 환적과 연안 물동량은 6만9436TEU와 8930TEU를 각각 기록했다.

국가별 컨테이너 수입 물동량은 중국(93만2744TEU), 베트남(22만1463TEU), 홍콩(4만20TEU)이 각각 3만9493TEU(4.4%), 1만4884TEU(7.2%), 7847TEU(24.4%) 증가했다. 국가별 수입 비중은 중국 57.5%, 베트남 13.6%, 태국 5.1%, 인도네시아 4.0%, 말레이시아 3.3%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요 5대 국가의 컨테이너 수입은 전체 수입 물동량의 83.6%를 차지했다.

국가별 컨테이너 수출 물동량에서는 중국(101만4833TEU), 국내 타항(21만6612TEU), 베트남(12만8432TEU)이 각각 4만348TEU(4.1%), 3만7412TEU(20.9%), 6378TEU(5.2%)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 64.6%, 베트남 8.2%, 대만 4.1%, 홍콩 2.6%, 말레이시아 1.6%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요 5개 국가의 컨테이너 수출은 전체 수출 물동량의 81.1%를 차지했다.

인천항 컨테이너 교역량 78%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베트남이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조기 회복하면서 작년 4월부터 물동량 회복세로 전환한 뒤 7월부터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중국·베트남과의 항로 서비스 강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물동량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미주항로 안정화를 통한 원양항로 화물 유치 증대, 인천항에서의 대형선박 교체(Phase-Out)로 환적화물(101%) 증가 등 주요 실적들이 인천항 역대 처리기록 경신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1974년 인천내항 4부두에 컨테이너 전용부두 개장으로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갖춘 인천항은 정부의 2포트 정책으로 상대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홀대를 받으며 한 때 국내 3위 무역항으로 전락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3~2004년 남항에 대한통운 컨테이너터미널과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이 차례로 개장한 것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커졌다. 인천항은 남항, 신항 등 외항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한다. 2000년 61만1000TEU에 그쳤던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5년 100만TEU를 돌파한 뒤 인천신항에 컨테이너터미널이 처음 문을 연 2015년 광양항을 제치고 전국 2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자리 잡게 된다. 2017년부터는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IPA는 2025년까지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등 국제 경쟁력을 높여 2030년 500만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게 목표다.

반면 인천항 비컨테이너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인천항은 지난해 석유정제품 물량 감소와 친환경정책에 따른 유연탄 발전량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1억304만t)보다 1.4% 줄어든 1억156만t을 나타냈다. 이는 2019년 10월 바닷모래 채취가 재개되면서 예년에 없던 모래 물동량이 반영된 것으로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석유 정제품 물동량이 크게 줄었고 선복량 부족으로 중고차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차량 및 그 부품의 물동량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적 측면에서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항인 인천항의 역할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식품산업의 원료 공급지 역할이 축소된 것이 대표적이다. 1982년 양곡 전용 하역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 양곡 전용부두가 인천내항에 조성되면서 양곡 전용부두 주위로 곡물 저장시설인 전용 사일로가 만들어지면서 한때 우리나라 양곡 수입량의 약 77%가 인천항에서 처리됐다. 국내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수입 양곡이 인천항을 거쳤지만 평택항 등 주변 항만이 시설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인천항의 양곡 처리량은 점차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양곡 처리량의 30% 중반대를 점유하고 있다.

 

# 중고차 수출단지 적지에 적기 공급해야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 항만도 인천항이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은 주로 인천내항 3, 4, 5부두에서 이뤄진다. 3단계 인천항 개발사업으로 조성된 내항 5부두는 자동차 전용부두로 5만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다.

인천항은 매년 전국 수출 중고차의 약 90%를 처리하고 있다. 올해 1~10월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는 27만3262대로, 전국 수출량(30만4075대)의 90%에 달한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지 금융권 사정과 자동차 운반선 공급이 지연되면서 10~11월 예년 같은 달에 비해 8천~1만대 가량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해양수산부와 IPA, 수출업계의 노력으로 11~12월 10여척의 자동차 운반선이 투입돼 2달 연속 2만대 이상 수출이 예상되지만 전년 대비 20% 감소한 33만5000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중고차를 보관할 장소가 부족한 현상까지 벌어졌다. 중고차 수출업체가 모여 있는 옛 송도유원지 인근 도로를 비롯한 인천지역 곳곳의 공영주차장 등에는 장기간 세워진 중고차로 몸살을 앓았다.

올해 수출단지 조성이 중고차 수출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이유다.

IPA는 인천남항 역무선 부두 배후 39만6000㎡에 2025년까지 3단계에 걸쳐 중고차 수출단지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1단계 사업 대상지는 역무선 부두 배후(8767㎡)이고, 2단계는 공(空)컨테이너 야적장(1만6933㎡)이며, 3단계는 석탄 부두(9346㎡)이다.

IPA는 인천시·중구·인천지방해양수산청·인천세관 등 유관기관들과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통에 나서는 한편 수출단지 조성을 위한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화' 연구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업계와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반면 사업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연안부두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수산물유통단지 등 관광단지 개발을, 일부 항만업계에서는 선적 현장과 가깝고 지역주민과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천내항 3~5부두 야적장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9월 인천~제주항로 재개, 인천시·항만업계 연안부두 활성화 방안 찾아야

인천∼제주 간 카페리 운항이 세월호 사고로 중단된 지 7년만인 오는 9월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제주 간 항로를 운항할 카페리를 새롭게 건조하는 작업이 5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9월 선사가 선박을 인도받아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제주항로 재개로 송도국제도시 9공구로 이전한 뒤 방치된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대한 재활용 방안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백령 등 서해5도에 대한 대형선 투입과 연안여객대중교통화에 대한 대비, 향후 남북경협 재개 등 남북교류에 대응해 연안여객터미널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연간 5000억원대 부가가치 생산지인 연안부두를 활용해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한 전문 수산물 유통단지 개발에 공론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이에 맞물려 IPA의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화 구상이나 연안부두 트램 설치도 이해 주체간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IPA는 인천내항을 항만 재개발을 통한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2021~2030)에 따르면 중구 북성동과 항동 인천항 내항 1·8부두 일원이 2023년부터 단계별로 개발된다. 총 사업비는 5003억원이다. 재개발 면적은 2차 기본계획 당시 반영됐던 28만6395㎡에서 지난해 9월 IPA가 제출한 사업계획안이 반영돼 45만3281㎡로 확대됐다.

IPA의 계획에 대해 지역사회 반발도 예상된다.

이 같은 산적한 문제를 논의하고 인천항경제권 형성을 위한 실질적인 인천항 고위정책협의회 운영이 요구된다.

현재 인천항과 인천시민사회 간 협의체는 인천시와 IPA, 인천해수청이 참여하는 인천항 고위정책협의회가 있으며 여기에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연구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참여하는 인천항발전정책협의회가 운영중이다.

분기별로 연간 3~4차례 진행되는 인천항 고위정책협의회는 가장 오래된 기관 간 협의체이나 민감한 협의는 사실상 배제된 채 운영중이다.

인천항 관계자는 “인천항은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이며 외형상 성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실상은 지역사회와 해결해야 할 사안이 쌓여 있는 상태”라며 “공항경제권 추진을 위해 인천시장이 주도해 인천공항경제권 추진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만큼이나 인천시와 인천항 이해 관계자가 소통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의체가 운영돼 인천항경제권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