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CT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세계 특허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분야의 특허(IPF) 출원수 전세계 1위 지역으로 꼽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1500건 이상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를 출원해 전 세계 공공연구기관과 대학을 통틀어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주민 100만명당 4차 산업혁명 특허 출원건수가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로 집계됐다.

유럽특허청(EPO)은 지난해 발간한 '특허와 4차산업혁명' 보고서에서 2010~2018년 전 세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혁신 특허 동향을 분석한 결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특허는 전 세계 특허출원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혁신 속도가 지난 10년간 극적으로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시대 대한민국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서울시는 2000∼2018년 전 세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혁신 특허의 9.9%를 출원해 4차 산업혁명 글로벌 클러스터 중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특허출원 건수는 2010∼2018년 연평균 22.7% 폭증했다. 한국 전체 중 86%가 서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출원된 특허의 3분의 2는 삼성전자와 LG가 각각 차지했다. 나머지 15%의 특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출원했다.

특허 출원 순위는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 LG가 세계 3위에 각각 올랐으며, 연구기관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 유수의 연구소와 대학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유럽(EU)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특허출원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4차 산업혁명 관련 국내 특허출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8.7%의 증가율로 같은 기간 국내 특허출원 증가율(1.3%)을 훨씬 상회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4대 분야의 국내 특허출원은 삼성전자와 ETRI, LG전자, 현대차 등 연구소와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6년간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유럽특허청에 출원된 특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중 삼성전자와 LG가 각각 1634건, 1125건의 특허를 출원해 1·2위를 차지했고, 소니(885건), 노키아(640건), 화웨이(577건), 퀄컴(552건), 블랙베리(520건), 필립스(433건), 인텔(428건), 파나소닉(4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1287건의 특허를 출원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ETRI(1111건), KAIST(315건), 구글(311건), LG전자(227건) 등 외국계 기업보다는 국내 기업·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주를 이뤘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다보스포럼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 뒤 같은 해 10월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한국을 찾아 추가 강연에 나서면서 대중화됐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앞다투어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쏟아내면서 5년만에 전 국민이 아는 익숙한 키워드가 됐다. 5년만에 대한민국은 5G(5세대 이동통신)를 구현했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자연스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생명공학, 나노기술, 5G 통신기술 등 신기술과 결합돼 실존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이 지능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 속에서 대한민국은 K-방역을 통해 국격을 높였고 K-바이오를 통해 세계에 희망과 빛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미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됐다. 이에 앞서 5월 서울에서 열리는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참석하겠다는 확답도 받았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세계에 뒤쳐졌을지 몰라도 4차 산업혁명은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칭우 경제부장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