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유럽인들은 신대륙에서 문명의 수준에는 차이가 많았지만 같은 인간인 여러 부족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대서양 서쪽에는 인도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인도 사람들이 아니라 몽고족과 비슷했다. 그들은 빙하시대에 시베리아에서 베링 해협을 거쳐 알래스카로 와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했을 것으로 인류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스페인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정복했을 때 인디언은 아시아에서 가장 뒤떨어진 종족들도 알고 있던 수레바퀴 사용법을 모르고 있었지만 직조기술과 염료 제조법은 알고 있었다. 불을 얻는 방법과 돌을 가는 기술 그리고 활이나 작살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중앙 아메리카 남부의 마야와 북부의 아즈텍 문화는 거대한 사원을 축조하고 문자를 발명했고, 계산 방법도 알고 있어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보다 앞선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다. ▶남아메리카의 마야와 아즈텍 문화는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철저하게 유린되고 파괴되었다. 그러나 인디언들은 스페인 이민자들과 융합되어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은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 캐나다를 처음으로 탐험했던 프랑스인들은 인디언들과 가깝게 지내고 영국과 전쟁이 있을 때는 함께 싸우기도 했다. 영국인들이 주류였던 오늘의 미국 대륙에서는 인디언들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잦았다. 인디언 부락에 생긴 교역시장은 요새로 변하고 촌락으로 발전하여 인디언 말로 된 디트로이트, 시카고, 애리조나, 시애틀 같은 지명이 생겨났다. 서부 개척자들에게 인디언들은 신비스러운 존재이자 위험한 적이기도 했기에 유럽에서와는 달리 단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학자들에 따라 차이는 많지만 19세기 말에는 남북아메리카 전체에 7백만 정도의 인디언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었지만 20세기말에는 2000만명 정도로 3배가 넘는 인구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북아메리카에는 15세기에 200만명의 인디언 인구가 19세기말에는 50만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가 오늘날에는 250만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20일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조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인디언 출신 여성 뎁 할렌드(60) 하원의원을 내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미국 서남부 뉴멕시코주 라구나 프에블로족인 할렌드 지명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나와 자수성가한 정치인으로 "장관이 되면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인디언이 역사의 유물이 아니라 미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용석 언론인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