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1006곳 조사
피로 78.5%·매출 25.9% 감소
직원 수 줄어→ 여가 여력없어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사태로 워라밸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1006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일과 삶의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71.3%의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일과 삶의 균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만성피로·피곤함·우울감이 늘고(78.5%) 일의 질이 저하됐으며(74.1%), 일이 대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37.2%)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월평균 매출액이 기존 3583만원에서 2655만원으로 928만원(25.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월 727만원에서 468만원으로 259만원(35.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사업장 방문자 수는 566.5명에서 366.2명, 종업원 수는 1.3명에서 1.1명, 종업원 임금은 127만원에서 120만원도 각각 줄었다.

특히, 사업 전환이나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소상공인은 코로나 이전(4.9%)보다 코로나 이후(15.4%)에는 3배 이상 증가, 코로나가 소상공인들의 일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방증했다.

코로나19 전후 소상공인의 삶 역시 여가 생활, 여가 및 생활비, 가계비 지출, 자기개발 투자 여력 등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여가 생활을 하는 소상공인은 10.1%(47.1%→37.0%) 줄었으며, 여가(23.2시간→22.0시간), 월평균 여가 생활비(26만원→16만원), 가계비(282만원→269만원) 등 모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일과 삶의 만족도와 균형도 전반적으로 보통 이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하는 사업의 전반적인 운영 만족도에 대해 5점 만점 기준 2.65점이라고 응답했으며, 특히 월 평균 수입(불만족 58.1%), 노동시간의 적정도(적정하지 않음 44.2%), 미래에 대한 불안(43.2%) 등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 역시 10점 만점 기준 5.22점에 머물렀으며, 삶의 만족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은 '나의 건강과 안전'(49.7%), '나의 수입'(24.3%) '가족관계'(20.5%) 순으로 조사됐다.

일과 삶의 균형 부문에서는 일평균 일하는 시간(10.1시간)과 희망하는 일하는 시간(8.2시간), 일평균 개인 생활 시간(1.7시간)과 희망하는 개인 생활 시간(3.1시간) 등에서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협하는 요소로 '코로나19로 인한 내수불안 등 경기 침체'(94.3%), '불안정한 수입으로 경제적 여유 부족'(80.3%), '오랜 노동시간'(36.0%) 등을 꼽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으로는 '소비촉진 지원책 확대'(43.8%), '상가 임대료 부담 완화'(41.9%), '사회안전망 확대'(36.1%)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이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가장 어려움을 겪은 것은 소비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겪으면서도 집합 제한 등 방역 조치에도 협조해야 했던 영세 소상공인들”이라며 “소상공인은 근로자보다 일과 삶의 분리가 어려우므로, 정부도 코로나가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에 미친 부정적 영향뿐 아니라 개인적 삶에 끼친 영향까지 세심히 살펴 소상공인들이 경제적·정신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