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목욕탕 무료 이용 이벤트로 인연
주민자치위원회와 공동, 마스크 기부
'어르신 식사 한 끼' 활동이 가장 보람
병원과 협업 어르신 치매 예방 돕고파

“더 늙기 전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행복할 따름입니다.”

김태진(73·사진) 고양시 덕양구 성사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은 봉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은 2019년 성사1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탕 무료 이용, 마스크 기부, 식사제공 등 꾸준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길을 지나다니면 김 위원이 모르는 주민들까지도 인사를 건넬 정도로 그의 선행은 지역에서 유명하다.

그는 주민자치위원으로 노인정 어르신들과 교류하며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어르신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던 김 위원은 당시 자신이 운영했던 목욕탕에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입장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추진했다.

김 위원은 “성사동은 65세 이상 노인이 3400여 명이고 독거노인도 1000명에 이른다”며 “어르신들에게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고민하다가 운영하는 목욕탕 무료 이용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목욕탕 운영이 제한되고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자 그는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등 4명과 함께 사비 80만원을 모아 마스크 2300장을 구매, 노인 등 성사동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은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한 '어르신 식사 한 끼 하시죠'라는 봉사가 가장 뿌듯한 활동이자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이 봉사는 지역 독거노인에게 매월 40그릇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김 위원이 직접 지역 음식점을 찾아 어려운 환경에 놓인 독거노인의 상황을 설명하고 기부를 독려한 활동이다.

그의 노력 끝에 인근 돈가스집과 한식집 사장이 기부에 참여해 독거노인에게 식사를 배달하거나 식당을 방문토록 하는 등 식사를 제공했다.

김 위원은 “독거노인들이 한 끼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잘 먹었다', '고맙다', '또 언제 오냐'는 말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식당 사장들이 동참해서 가능한 활동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을 위한 봉사를 계획하는 등 지속해서 노인복지에 힘쓰겠다고 했다.

김 위원은 “목욕탕을 운영하며 수기명부 작성이나 방향 감각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을 많이 만났다”며 “지역 종합병원과 협업을 통해 한 달에 1~2명이라도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봉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태진 위원은 끝으로 “나 혼자 한 봉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성사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줘서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노인복지 증진을 위한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