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18일 신년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철저한 방역 조치 속에서 진행됐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대통령 회견은 그야말로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현장 참석 기자는 20명으로 제한됐고 나머지 100명은 화상연결 형태로 온라인 채팅창을 통해 참여했다.

문 대통령을 대면한 현장 참석 기자들은 체온 측정과 문진표 작성 등 철저한 방역 절차를 거쳤다. 회견장은 기자들의 입장에 앞서 소독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기자회견장인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채로 회견장에 들어와 착석한 뒤 마스크를 벗었다. 빗금무늬가 들어간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정만호 청와대 홍보수석의 도입 멘트가 끝나고 마이크를 넘겨받은 문 대통령은 차분하고 안정된 어조로 회견을 진행했다.

온라인 회견을 병행하는 관계로, 기자들은 예전처럼 손을 드는 대신 각자 번호표를 들어 질문을 신청했다. 문 대통령도 “66번 기자님”이라고 부르는 식으로 호명했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을 받기 전 “화면이 쪼개져 있어 개인적 식별이 어려워 부득불 번호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취재진은 회견 초반 전직 대통령 사면 여부와 검찰개혁 관련 이슈를 주로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 관련 질문에 답변할 때는 여러 차례 뜸을 들이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과 관련한 질문에도 답변에 앞서 몇 초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원래는 방역 부분을 먼저 질문하기로 돼 있는데, 첫 테이프를 정치로 끊어서 정치 질문이 이어졌다”며 “다시 방역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23분이 길어진 123분간, 총 28개의 질문에 대답한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적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끝까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