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주부, 평생교육원 문예반서 작가 시작
일상을 펴내 소통…앞으로 사회적 이슈 글 쓰고파

“작품을 완성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그 희열이 있어요. 글을 한 편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누구도 줄 수 없는 카타르시스가 있어 글 쓰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김순희(53) 작가. 우연한 계기에 문학에 입문한 그는 최근 주목받는 수필가로 떠오르고 있다.

김 작가는 두 자녀를 위해 좋은 책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2011년 경인교육대학 평생교육원 문예 창작반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렇게 그의 작가 인생은 시작됐다.

“처음에 수업을 들었을 땐 문단이라는 개념도 잘 몰랐어요. 하지만 숙제만큼은 빼먹지 않았었죠. 3학기쯤 되니까 차츰 글 쓰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으로부터 칭찬도 받는 날이 오게 됐어요. ”

한 문장씩, 한 문단씩 써내려간 글이 어느새 한 작품이 됐고, 김 작가는 2011년 인천시민문예대전 수필 부문을 대상을 받게 됐다. 이어 2014년 '학산문학' 신인상으로 수필가가 됐고, 2015년에는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 출판기금을 받아 첫 수필집인 '순희야 순희야'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는 등단한 수필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내놓은 여러 작품 중 김 작가는 특히 '누룩곰팡이'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유년시절 9남매를 키우기 위해 희생한 홀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술을 드시지 않던 어머니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막걸리에 밥을 말아서 드시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어머니가 우리를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세상과 싸웠을까 생각이 들었죠. 당신은 검고 몹쓸 곰팡이가 되면서 자식들을 누룩곰팡이로 키워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 가장 마음속에 남습니다. ”

그동안 유년시절, 가족 이야기 등 우리 주변의 일상을 작품으로 펴내 독자와 소통한 그는 앞으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을 한 편씩 쓰고 나면 성장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어요. 앞으로는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한 작품과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게 제 바람입니다. ”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