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발행해 '전국지' 신화
청소년 '밥 매거진' 돌풍 인물
무가지 등 한계로 결국 접어

붉은악마 응원문화서 영감
공동체문화로 돌아와 오픈
효·충·예 담아 1만여건 제작

학교·기업서 교육자료 활용
주니어 포털서도 이미 '주목'
'밥 이어 누룽지' 더 구수할 듯

그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 전에 오프라인 청소년 문화잡지 '밥 매거진' 사장이었다면 지금은 '누룽지데이 컴퍼니' 대표로서다. 그의 일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효(孝)·충(忠)·예(禮)를 담은 인성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보급하는 일이다.

이흥복(66_사진) 대표는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에 맞춰 1998년 '밥 매거진'을 창간했다.

무가지로 30여만 부를 발행하면서 청소년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고등학생 기자만 3600명에 달했다. 표지부터 투고까지 청소년들의 생각을 담았다.

학생 기자가 SES, 핑클, 유진박 등 연예인들을 직접 인터뷰해 밥 메거진에 실었다. 고등학생이 초·중교 동창을 찾는 인기 코너 '낙서장'은 온라인 동창모임인 '아이러브 스쿨'보다 먼저였다. 부모에게 사랑의 글을 전달하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코너 역시 감동적이었다. 이 대표는 인기 코너 우수작을 소재로 '러브 짱'이라는 만화 400여장을 제작하기도 했다.

인천서 시작한 밥 매거진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청주, 일산, 강릉 등지로 퍼져나갔다. 이 대표의 얘기가 200여 군데 언론 기사로 나왔고, 공중파 방송도 탔다.

이 대표는 곧 한계에 부딪혔다. 종이 값을 대기도 버거웠다. 그렇다고 무가지를 하루아침에 유가지로 바꿀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밥 매거진을 접었다.

이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의 응원문화에 영감을 얻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아들, 딸 할 것 없이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공동체 문화였다.

2003년 5월 3일 '효도하자닷컴'을 오픈했다. 만화를 이용해 효(孝)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재미있게 꾸몄다. 회사 이름을 '효도하자닷컴'에서 '누룽지데이 컴퍼니'로 바꿨다. 그 옛날 이 땅의 어머님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딸들에게 긁어주던 누룽지의 사랑을 의미했다.

이 대표는 웹 개발자, 애니메이션, 작곡가, 화가 등의 도움을 받아 인성교육 콘텐츠 1만여 건을 제작했다. 이제 그는 무료로 콘텐츠 공급에 나선다. 이미 태권도학원이나 학교, 기업 등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노래방 기업체와 주니어 포탈사이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콘텐츠 무료 공급으로 이 사회의 온기를 나누고 싶다”며 “SNS '누룽지데이'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니 필요한 분은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이흥복 대표 연락처 010-3725-1234.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