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음악회는 평화와 행운을 기원하는 뜻으로 새해 첫날 또는 첫달에 열리는 새해맞이 기념음악회이다. 새해에는 백신 접종이 예정되어 있고 전 세계에서 치료제도 개발 중이라고 하니 곧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이런 역경 속에서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온 눈부신 새해를 맞아, 신년특집!! 새해를 축하하는 '신년음악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 중 가장 인기 있는 음악회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이다.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공연 1년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해마다 1월1일 아침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 홀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산뜻하게 희망찬 새해를 열어 주는데,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최고의 클래식 공연이다. 빈 필 신년음악회의 인기엔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독특한 아름다운 사운드가 특징이다. 또한, 무대가 되는 무지크페라인 황금 홀은 뛰어난 음향시설과 아름다운 천장벽화, 화려한 무대 장식 등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만족시켜주는 세계 최고의 콘서트 홀이다. 음악회가 끝나면 녹화본은 전 세계 90여개국에 송출되고,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에 의해 실황음반/DVD도 발매된다.

기품 있고 섬세한 음악을 들려주는 빈 필은 뉴욕 필, 베를린 필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통한다. 상임지휘자는 두지 않기 때문에 매년 신년음악회를 이끄는 수장이 바뀌는데, 가장 명망 있고 뛰어난 지휘자에게 맡기는 것이 관례이다. 1941년 클레멘스 크라우스 지휘로 시작된 후 카라얀, 번스타인, 마젤, 메타 등 가장 훌륭한 지휘자가 서는 곳이 됐다.

'2021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는 최정상의 오케스트라들을 이끌어 온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를 맡았다. '리카르도 무티(79)'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종가인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을 호령했고, 현재 '미 시카고 심포니'를 이끄는 명지휘자이다. 2차 대전 중에도 열렸던 이 콘서트가 80여 년 음악회 역사상 처음으로 관객 없이 비대면 공연으로 열렸다. 여든을 바라보는 백전노장도 텅빈 객석이 어색했는지, 객석을 향해 가볍게 목례만 보낸 뒤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빈 필하모닉, 이 음악회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빈 출신의 작곡가들이 작곡한 폴카, 왈츠, 행진곡을 주로 연주하는데 있다. 신년음악회의 주가 되는 왈츠는 흔히 파티에 어울리는 경쾌한 무곡으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거나 연례행사를 축하할 때 등 인생의 행복한 순간들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듣기 편안하고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고, 특히 앵콜곡은 유명한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고정으로 연주된다.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의 앵콜곡이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패전으로 절망에 빠진 빈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작곡된 경쾌한 왈츠로, 당시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다시 춤추게 했다. 눈과 얼음 속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도나우 강을 선율에 담은 음악 속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보았으며, 그 후 이 곡은 빈의 상징적인 노래가 되었고, 오스트리아 제2의 국가로 사랑 받고 있다. 또,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은 관객과 함께하는 앵콜곡으로 이 곡을 연주할 때 지휘자는 오히려 관객들을 향해서 지휘하고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행진곡의 박자로 관객들이 절로 박수를 치게 하는 신기한 곡이다.

세계 90개국 5천만 명이 함께하는 '빈 필 신년음악회'는 오스트리아 역사의 암흑기에 사람들의 마음속에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8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을 들으며 기쁨과 희망의 새해를 맞이한다. 말하지 않아도 평화와 아름다움, 기쁨을 전 세계인이 함께 느낄 수 있는 것, 바로 음악이 아닐까 한다. '빈 필 신년음악회'를 통해 위로받고 희망찬 새해가 되길 바란다.

/김승희 아마티 앙상블 대표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