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겨울나무 같은 우리가 되길
찬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겨울나무 같은 우리가 되길

 


1. 지혜
무엇이 정의로운 건지, 무엇이 최선인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져서다. 현명한 판단이란 건 아예 없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이 다른 정답을 내놓게 만들기도 하니까. 잘 모르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오히려 지혜라고 여겨진다.

 

2. 재능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작업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버나드 쇼’였다. 그런데 자신이 무엇을 잘 창조할 수 있는지 모를 땐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간은 자기 능력을 조금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연마하기 위해 노력할 수가 있는 건데 도통 알 수가 없으니 그런가 보다.

그래서 이런 일도 있었다. 우연히 친구 따라 도자기를 만드는 걸 배우는 수업을 수강하게 된 사람이 자기가 그 일에 취미도 있고 소질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진작 알았다면 ‘도자기 공예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이미 그때 그의 나이가 육십 대 중반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3. 사람과 상황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되고 나면 그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그의 상황을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악을 행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었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생길 수도 있다.

악의 뿌리는 인간에게 있기보다 상황에 있다는 것을 어느 경우에나 적용할 순 없지만 오십 프로 이상은 그렇다고 본다. 다시 말해 열 명의 범죄가가 있다면 그중 오 명 이상은 그가 처한 상황이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가 만약 좋은 환경에서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다른 사람이 됐으리라. 슬픈 얘기다.

 

4. 자랑
자기만 잘 살면 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맘놓고 자랑을 할 수 있는 현실이 본인에게도 좋기 때문. 왜냐하면 남의 불행 앞에서 자기 자랑을 할 순 없을 테니. 

 

5. 겨울나무 같은 우리가 되길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오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까? 난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늘 걱정이나 불만을 달고 사는 존재라서 말이다. 코로나19가 없었어도 우리는 뭔가 걱정하고 불만을 갖고 살았을 것이다. 아이 성적 때문에, 만나 주지 않는 이성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과년한 자식 때문에, 승진에 실패한 배우자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 때문에 등등... 각자 걱정이나 불만 한 보따리씩 짊어지고 살고 있으리라.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런 것들이 심각한 코로나19에 비하면 아주 작아 보인다.

찬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겨울나무 같은 우리가 되길.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그날이 올 때까지.

/글·사진=피은경 시민기자 pek0501@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