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교육 위해 학급당 학생 수 줄여야…대면 수업 쉬워져 학력 저하 해법될 것
난독증 학생 치료 및 스마트기기·인터넷 통신비 지원으로 학습 격차 해소 노력
쓰레기 감축 사업·채식 선택 학교급식·탈석탄 금고 등 추진 통해 '기후위기' 대응
삶·배움 연계된 '동아시아 시민교육' 전면화로 평화·공존 이끌 인천형 교육 완성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2021년을 '교육 대전환의 해'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작년 전 세계를 강타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는 급격한 교육 환경의 변화를 초래했다.

과거 학생들은 학교라는 정해진 공간과 시간에 대면 수업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그동안 정식 수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원격수업을 통해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기초학력 부진 문제부터 지역별 교육격차 심화까지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를 맞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021년에 거는 기대와 의지를 담은 비극반태(否極反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비극반태란 '막힘이 극에 달하면 위아래가 뒤바뀌어 소통이 일어나고 태평함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도 교육감은 5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2020년의 꽉 막혔던 코로나19 상황을 뚫고, 2021년을 '교육 대전환의 해'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천교육의 과거를 성찰한 뒤 버릴 것과 계승할 것을 분명히 하고, 현재의 당면 과제를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하면서 미래 교육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리는 감동의 2021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으로 학력 격차 해소

코로나19로 부모의 돌봄 여부 등에 따라 학생들 간 학력 격차가 벌어지고, 점점 그 격차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 교육감은 높은 학급 밀집도로 인한 감염 걱정도 줄이고, 학력 저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개성과 성향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라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필요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 친구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면 수업의 기회가 많아져 소위 코로나 우울함이나 학력 저하 문제 해결이 수월해질 거라고 봅니다.”

돌봄 강화도 교육 격차 심화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도 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돌봄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의 긴급돌봄 운영과 돌봄 교실 수용률 확대, 중식비와 운영비 증액 지원에 나섰다. 교육복지사도 늘려 촘촘한 교육복지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한글 책임교육을 실시하고 협력교사를 배치하는 등 기초학력보장사업을 추진한다.

“인천지역 110개 학교의 난독증 학생에 대한 치료 지원과 2만여명의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 또는 인터넷 통신비를 지원하는 등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올해도 초등 저학년 1수업 2교사제 실시 등 모든 학생의 기본학습역량 보장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교육 새판짜기

인천시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인천교육 새판짜기'라는 이름으로 올해 역점 정책을 수립했다. 총 4가지로 나뉘며 동아시아 시민교육의 전면화와 에듀테크 기반 스마트학교 구축, 기후위기 대응 및 생태교육, 학생 교육 안전망 구축 등이다.

먼저 동아시아 시민교육 전면화를 위해 동아시아 문화 이해 및 다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국제교육원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동아시아 미래전략산업 맞춤형 인천형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두 번째로 학교 내 어느 공간에서도 인터넷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학교를 구축하고자 올해 5월까지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원격수업을 위한 교사용 노트북도 지원한다. 현재 진행 중인 겨울방학에 교사들의 원격수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및 교육을 추진하고, 원격수업 질 제고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저탄소 시대에 발맞춘 기후위기 대응 및 생태교육도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인천시와 함께 쓰레기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자원순환·기후위기 대응 시범실천학교 운영, 학교 햇빛발전소 시범 운영, 기후위기 대응 채식 선택 학교급식, 탈석탄 금고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탈석탄, 자원 순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는 인식을 갖고 시민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모두가 안심하는 학생 교육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감염병 예방 종합 4개년 종합대책 수립, 폭력 없는 인천 생명 존중 인천 시민운동 확대, 고위기 학생을 위한 마음건강치료 전문의 운영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 세계의 변방이 아닌 중심

도 교육감은 인천은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도시가 됐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선제적으로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 환경 개선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도 전국 최고의 등급을 받는 등 여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점수나 대학 진학률로 인천교육이 잘한다, 못한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과거 부정적 평가는 지우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도 교육감은 남은 임기 동안 인천의 지리적, 환경적 여건을 살린 인천만이 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이 지닌 개방성, 포용성, 다양성을 이해하고 우리 삶의 문제를 마을교육과 연계해 미래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생의 삶과 배움이 연계된 동아시아 시민교육 전면화로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이끌어 갈 인천형 교육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이런 인천만의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공감과 참여, 응원을 보내주는 교육 가족과 시민 여러분이라고 도 교육감은 말했다.

“교육가족과 시민 모두가 함께해 준 덕분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수도권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인천교육은 학교 방역의 표준을 만들어 냈습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열린 도시 인천에서 먼저 온 손님이자 주인인 인천사람으로 성장하고, 평화와 공존·번영의 가치를 실현하는 동아시아 시민·세계시민으로 자라는 인천교육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