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는 화량진에서 무너진 석맥이 바다속을 굴곡하면서 지나 그 등마루가 해상에 나타난 것인데 물은 대단히 얕다. 옛날에 학이 물속 석척 위를 따라서 건너가는 것을 보고 섬 사람들이 학을 따라 그 길을 찾아서 학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오는 대목이다. 오늘날 지도를 펴보아도 쉽게 알 수 있듯 화성군 남양반도에서 서쪽으로 한줄로 이어진 섬들의 모습을 설명한 글이다. 이렇게 섬들은 남양반도에서 시작 탄도 선감도로 연륙된 대부도를 지나 선재도 영흥도 자월도로 한줄이 된다. 이를테면 징검다리 섬들이다. 아마도 지금 보다 바닷물이 몇십미터 쯤 낮아진다면 이곳에는 반도가 더욱 길어지면서 이들 섬들은 산봉우리가 될듯하다. 지금도 썰물엔 뭍으로 연결되었다가 물이 밀면 간신히 뜨는 작은 섬들이 많다.

 그런데 지난 연말 선재도가 연륙되었다. 대부도에서 500m의 바다를 잇는 연륙교가 가설되는데 그에 앞서 가교가 완공된 것이다. 앞으로 연륙공사는 계속되어 주민들의 반대가 치열했던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는 영흥도로 이어지게 된다. 아무튼 선재도 까지 가교가 놓임으로써 숙명 처럼 갖은 불편속에 살아온 한시름을 놓게 되어 지금 주민들은 설레고 있다.

 선재도는 인천에서 바닷길로 32㎞-쾌속선으로 한시간도 안걸려 닿는 작은 섬이지만 어찌보면 280가구에 800여명이 살아가는 큰 섬이다. 선사시대 부터 정착생활이 있었던 듯 패총들이 이를 말해주며 그때의 방식대로 지금도 풍부한 굴과 바지락으로 생계를 꾸린다. 이웃 대부도와 함께 포도밭이 성하고 선재란 이름이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던 곳이라 해서 지어졌다는 아름다운 사연 처럼 경관이 빼어나다.

 이렇게 해서 서해의 섬 한개가 줄었다. 그리고 인천항에서 또 하나의 선편이 줄게 될지 모른다. 이제는 섬에도 버스가 다니는 시절이라 대부도행 버스가 선재도 까지 연장되겠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화도와 대부도는 연륙된지 오래고 영종도에 공항이 완공되는 날 그곳에도 다리가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