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건대 새해에는 가출한 희망이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좀스럽게 대하지도 않았는데 옷가지 몇 벌을 남겨두고 희망이는 말없이 떠나버렸습니다. 세 칸 집에 살고 싶던 내 마음이 한 칸으로 졸아들어 옹졸해지자, 희망이는 떠났습니다. 아마도 쪼그라진 내 마음 곁에서 더부살기 싫어 스스로 떠났을 겁니다. 

 

 저녁 식탁에 놓인 동치미를 보니 희망이가 생각나네요. 속 시원하다고 동치미를 좋아했지요. 밥은 먹고 다니는지, 잠 잘 데는 있는지 걱정입니다. 만 19세 된 날 술 사러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청년처럼이라도 가출한 희망이 성큼성큼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집 나간 희망이 갈 곳 없는 탕자 되어 쭈빗쭈빗 들르더라도 반겨 안아주겠습니다.

 

 바라건대 새해에는 가출한 희망들이 제 집을 찾아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원경 시민기자 twokal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