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잘 알려진대로 「사진영상의 해」였지만 인천지역의 경우 눈에 띄는 행사 없이 지나간 한 해였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로 사진계도 IMF 영향을 받아 시의 예산지원을 넉넉히 받지 못했고, 사진작가협회 회원 및 사진클럽 동호인들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해를 자축하는데 몸을 사려 「사진영상의 해」는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따라서 시 공모전, 회원전, 연합전 등 매년 갖는 행사가 치러졌을 뿐 사진영상의 해를 기념해 열었다고 할만한 이벤트는 거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인천사진작가협회는 사진영상의 해를 맞아 올초 「지역사진인초대전」 「서해의 석양일출풍경전」 등을 기획, 시에 예산지원을 요청했으나 IMF때문에 새로 기획하는 행사에 예산수립이 어려워 결국 기획 자체가 없었던 일로 되어버렸다. 오히려 제물포사진대전, 임해사진촬영대회, 시학생대전, 회원전, 국제교류전 등 사협의 각종 사업을 위한 예산마저 지난 해보다 10% 줄어든 4천95만원이었다.

 따라서 인천 사협은 사진영상의 해를 기념해 서울 사진영상의 해 기념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전국 순회전시인 「남북산하사진전」을 지난 10월 시의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치렀고 10개 구군 불우노인 200명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기증한 것외에 별다른 행사는 마련하지 않았다.

 어려운 경제상황이 사진계에 미친 영향중 우선 사협주관 각종 공모전 응모작수가 감소한 것을 들 수 있다. 사협에 따르면 응모작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20%정도 줄어들었다.

 인천지역에서 활동하는 40여개 사진동호인클럽중 몇몇 곳은 회원들이 올들어 거의 활동을 못했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개 단체를 1개로 통합해보려는 시도를 한 곳도 있었으나 결국 실현되지는 않았다. 정기적인 단체전, 개인전(이승민·김인성·김용수씨)은 평년수준이었다.

 그러나 사진영상의 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한해인 만큼 사진인 대표단체인 사협이 작가들 힘을 모아 사회현실을 역사적으로 기록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IMF로 인한 이 시대인들의 고통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작업을 했다면 의미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 사진인의 질적 향상, 사진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워크숍·세미나를 갖는 등 새로운 시도가 없던 점도 아쉬웠다. 저변확대가 되기는 했지만 일반인들에게 사진의 본질을 알리고 그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올해 이루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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