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웅(왼쪽)·배종빈 교수./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배종빈 교수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로 증상이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 기능이 점점 더 저하되고 신체적 합병증까지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마저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촬영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도출해내는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갖고 한국인 390명과 서양인 390명의 뇌 MRI 자료를 4대1의 비율로 학습용과 검증용 데이터 세트로 구분한 뒤, 학습용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동양인과 서양인 각각의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다음 검증용 MRI 자료를 통해 해당 알고리즘이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얼마나 정확하게 판별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동일 인종에서의 판별 정확도는 곡선하면적(AUC) 0.91∼0.94로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람의 뇌 MRI 분석에 든 시간도 평균 23∼24초밖에 되지 않았다.

곡선하면적은 정확도를 판별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곡선 아래 면적넓이를 말한다. 1에 가까울수록 그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국인의 MRI 자료를 학습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으로 서양인의 MRI 자료를 분석한 경우 정확도가 AUC 0.89였다.

반면 서양인의 자료를 학습해 만든 알고리즘으로 한국인의 MRI 자료를 분석했을 때는 AUC 0.88의 정확도를 보였다.

배종빈 교수는 “뇌에 이상이나 병변이 있는지 보기 위해 MRI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때의 영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다면 알츠하이머병 여부도 쉽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딥러닝 모델의 활용은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은 물론 치료와 관리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12월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