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성남주민교회, 외국인지원센터와 합병 결정
이주민·후원회 반발 “정당성 없다” 신고·제소 방침
▲ 22일 성남시청 광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성남이주민센터 합병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성남이주민센터 합병반대 대책위원회

성남주민교회가 외국인노동자 쉼터인 성남이주민센터의 문을 닫고 외국인복지지원센터와 합병하려 하자 이주민, 후원회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성남이주민센터 합병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성남이주민센터를 운영하는 성남주민교회가 이주민센터를 성남시외국인복지지원센터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성남이주민센터는 1994년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폭행, 임금 체불, 산재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이주민 회원 500여명과 개인·기관 후원자들이 운영을 돕고 있다.

대책위는 “이주민센터의 존립이 걸린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 이주민, 직원, 후원회원은 없었고 심지어 실무책임자인 센터장과도 제대로 된 협의와 논의를 하지 않다”며 “센터는 의사결정과 대표성을 갖는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는데도 회의를 열지 않은 등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합병은 정당성이 없다”고 했다. 또 “주민교회와 성남시가 밀실에서 야합해 일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교회 관계자들이 센터장을 찾아와 합병을 압박하고 협박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시민들을 상대로 이주민센터 합병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고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신고, 제소할 계획이다.

그러나 성남주민교회는 이주민 쉼터 역할을 성남시외국인복지지원센터로 일원화하기 위해 이주민센터를 폐쇄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성남주민교회 관계자는 “주민교회는 2015년부터 외국인복지지원센터를 위탁하면서 이주민센터를 폐쇄하기로 했으나 당시 여건상 당분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성남외국인복지지원센터의 기능 중에 이주민 쉼터를 더해 줄 것을 성남시에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쉼터 통합으로 이주 노동자나 이주민에게 더욱 편안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주민센터 직원들이 고용 승계 요구하면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교회 측이 보내온 성남시외국인복지지원센터 협약 사항 변경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복지지원센터 운영위원회 회의결과를 보고 협약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