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948.9명…1차 대유행 이후 비수도권 첫 300명대
정부, 겨울철 인파 몰리는 스키장도 오후 9시 이후 운영중단 요청
입원·전원 대기 중 사망 사례도 잇따라…'의료체계 위기' 현실화

 

▲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는 양상이다.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더욱 유리한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신규 확진자는 연일 1천명대로 나오고 있고, 사망자와 중환자 역시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특히 병상 부족 사태로 입원 또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 대기 중에 사망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러다가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단 신규 확진자 수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기준(전국 800∼1천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을 충족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점을 고려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지금의 2.5단계에서 방역 사각지대를 메우는 등의 보완책을 통해 코로나19 억제 노력을 하고 있다.

19일부터는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혔던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주점)의 운영이 열흘간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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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수도권 첫 300명대 '비상'…사망자-중환자 연일 급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6∼18일(1천78명→1천14명→1천62명)에 이어 또 1천명 선을 넘은 것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근 11개월 만인 지난 13일(1천30명) 처음으로 1천명대로 올라선 뒤 연일 1천명선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감염도 갈수록 심각해 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1천53명 가운데 지역발생이 1천29명인데 이 중 비수도권 확진자가 337명에 달해 32.8%를 차지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비수도권 확진자가 300명 이상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은 주간 통계 등 주요 지표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1주일(12.13∼19)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발표일 0시 기준)로 1천30명→718명→880명→1천78명→1천14명→1천62명→1천53명 등을 나타내며 하루 평균 976.4명 꼴로 발생했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이 기간에 1천명→682명→848명→1천54명→993명→1천36명→1천29명을 기록해 일평균 948.9명을 나타냈다. 지금의 확산 추세라면 곧 1천명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또한 빠르게 늘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숨지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는 모두 133명(누적 659명)이다. 지난 16일의 경우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가 22명에 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역시 급증해 전날 기준 275명으로 집계됐다. 하루새 29명이나 늘어났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연일 상승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1만1천184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25.3%인 2천830명이다.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른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특성상 조기에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초동 대처가 늦으면 늦을수록 2차, 3차로 이어지는 'n차 전파'가 일어나면서 확진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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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 사각지대 막아라"…스키장도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요청

코로나19 확진자는 앞으로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날 0시 기준으로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은 12만6천233명이다. 여기에 누적 양성률 1.33%(364만6천247명 중 4만8천570명)를 단순 대입해 계산하면 기검사자 중에서 최소 1천679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방역당국은 지금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하는 홀덤펍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열흘간 사실상 영업 금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무인 카페에서는 매장 내 착석이나 취식 행위가 일절 금지된다.

겨울철의 대표 스포츠인 스키장 관련 방역 조처도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비수도권의 스키장 영업을 오후 9시 이후로는 중단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는 2.5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다.

정부는 아울러 3단계 격상 방안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다만 3단계 격상 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입게 될 막대한 피해를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되 혹시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세부적인 조치를 조정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조치와 관련해선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의 생필품 구매를 허용하고, 음식점에 대해서는 카페와 마찬가지로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미 3단계 격상이 늦었으며 '3단계+α'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숨은 감염자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유행의 정점은 더 올라갈 것"이라며 "3단계를 격상하는 것은 물론 사람 간 접촉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추가 조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