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아파트에서 동대표가 경비원을 개똥(배설물) 옆에 세워두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갑질’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대표는 이 지역 전직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이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경비원 A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쯤 아파트 초소에서 근무하던 중 동대표 H씨의 “밖으로 나와 보라”는 호출을 받았다.

H씨를 따라 찾아간 곳은 초소 옆 인도로, 바닥에 개똥이 있었다.

동대표 H씨는 A씨에게 느닷없이 ‘개똥 옆에 서라’고 명령하더니, 개똥과 경비원이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댔다.

A씨가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었으나 H씨는 “관리 사무소에 알리겠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사건 직후 모멸감을 느낀 A씨가 H씨를 찾아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졌으나 H씨는 사과 없이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A씨는 “그냥 치우라고 하면 치울 것인데 사진까지 찍히고 나서 초소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모멸감에 가슴이 떨려서 일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 불편했던 심경을 밝혔다.

또 “나도 경비원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가족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가장”이라며 “아무리 ‘을’의 입장이라지만 H씨의 인격모독 행태는 참을 수가 없다. 업무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H씨는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요즘 사람들이 휴대폰만 보고 다닌다. 사람 다니는 통로에 개똥이 있어 자칫 누가 밟을 수 있었다”며 “경비원에게 (아파트를 제대로 관리하라고) 주의를 시키고자 하는 차원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찍은 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도 “A씨가 기분이 상했다는 말이 들려 사과하려고 초소에 3차례 방문했는데 만나지 못했다. 모멸감을 느끼게 한 것에 미안한 심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개똥 옆에 서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고 명령하지 않았다. 또 사진을 찍고 관리사무소에 신고하라고 했지, 내가 알리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A씨가 찾아온 때에도 A씨가 일방적으로 나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이었지, 내가 이렇다저렇다 명령한 바가 없다. 이렇게 갑질행위라 칭하는 건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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