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 마시면 음주량 자제하기 어려워"
▲ 강북삼성병원 제공

대개 연말에는 각종 송년회, 회식 등으로 술자리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사람들과의 만남 대신 혼술을 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장소가 변했다는 응답이 65.7%였다. 마시는 장소로는 '집'이라는 응답이 87.3%. 코로나19 확산 이후 술을 마시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혼자서'라는 응답이 45.2%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술을 마시는 양상이 변한 것과 관련, 의료계에서는 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은 과음으로 이어져 알코올 사용장애 등을 유발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15일 "혼자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자제하기 어렵고 자칫 '알코올 의존증'이라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혼자인 경우 더더욱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혼술이 습관처럼 굳어져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지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잠을 잘 수 없는 등 일상에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생기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음은 알코올 사용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각종 간염과 간경화, 알코올성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앓는 환자는 음주가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과음이 주는 폐해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적정량을 천천히 마셔야 한다. 술을 마실 때는 안주를 곁들이고 물이나 음료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혼술은 가급적 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경우 평소 음주량의 절반 이하로 마시고 음주 시간은 최대한 천천히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을 지양하고 물이나 음료수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며 "간혹 음주한 후 사우나를 하는 경우가 있으나 탈수가 심해져 알코올 분해를 막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