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연천 폐벽돌공장에서
'옆집예술' 온·오프라인 전시회 마련

작가 9명 '2020 우리는 행복한가' 주제
자연으로 회귀 강조한 설치미술 등 선봬
▲ 김광우 작 '자연+인간(한탄강 랩소디2)'.
▲ 전미영 작 '기억1991_권력이동'.
▲ 전미영 작 '기억1991_권력이동'.

경기문화재단이 9일부터 20일까지 연천군에 위치한 폐벽돌공장(DMZ피스브릭하우스)에서 '옆집에 사는 예술가' 온-오프라인 전시를 개최한다.

올해 6회째 진행돼 온 '옆집에 사는 예술가(이하 옆집예술)'는 경기도에 연고를 두고 작품 활동에 매진해 온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개방하고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작업실이라는 지극히 은밀하고 사적인 곳에서 예술가의 일상, 취향, 습관 등을 엿보거나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2015년 시작해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옆집예술'은 경기도 전역의 예술가 작업실 88곳(2019년 기준)을 방문하고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스토리 등을 기록해 오고 있다.

이번 '옆집 예술'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의 인터뷰 형식이 아닌 작품 전시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문화예술 기반 지원시스템이 취약하지만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포천과 연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전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혼란을 마주한 2020년, 우리는 행복한가?'를 주제로 위기를 맞은 인류의 유일한 희망은 '오래된 것(the ancient)'에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나규환, 전미영, 전진경, 김현준, 정정주, 김광우, 박영율, 송혜자, 이태수 등 참여작가 9인은 작품을 통해 상실의 시대를 마주한 동시대인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실제 나규환, 전미영, 전진경 작가는 생의 최전방에 스스로 파견돼 날 것의 삶 그대로에 위트를 담아 조형화해온 이들의 작업을 조각, 설치, 회화로 표현했다.

정정주, 김현준 작가는 '전치'의 전략을 위기의 인류를 위한 하나의 제언으로 활용했다. 이는 안과 밖의 전치이기도, 과거와 미래의 전치이기도,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전치이기도 했다. 특히 정정주 작가는 영상설치로, 김현준 작가는 움직이는 설치조각으로 이 전치의 전략을 구체화했다. 우리가 구하게 될 해답은 가장 '순수한 것'에 있다고 주장한 김광우, 박영율, 송혜자, 이태수 작가는 자연이라는 순수로의 회귀를 요청한다. 단순히 모든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기보다는 가장 인간적인 층위에서의 자연과의 만남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의로 흙을 배합하고 손으로 빚는 송혜자 작가와 미물이나 풍경에 애정을 쏟아 가장 그 자체에 가까운 모양으로 재현해내는 이태수 작가처럼 직접 자연과 접촉하는 시도는 가장 일차적인 만남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간극인 인간의 정신계를 유람하는 박영율 작가의 작품과 그 간극을 망각한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는 김광우 작가의 작품처럼 순수는 여전히 '환상 속의 그대'의 존재로만 인식돼 오고 있다.

작가들은 자연과의 만남이 무한정 지연된 이 위기의 시대에 대해 이미 무뎌져 버렸고 지쳐가는 현대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어떤 저항도, 극복이나 진취의 몸짓도 없이 응당 이것이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새로운 노멀인 양 받아들이게 되면서 그 무뎌짐이라는 뉴-노멀에 대해 잠시나마 돌이켜볼 수 있는 자리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온라인(https://www.instagram.com/g_open_studio/)신청으로 관람 가능하며 전시 관련 자세한 문의사항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ggc.ggcf.kr/) 또는 옆집예술 홈페이지(http://g-openstudio.co.kr/)로 하면 된다.

한편, 전시 공간인 폐 벽돌공장(신중앙요업㈜,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 267-1)은 경기도 DMZ문화예술 삼매경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연천 DMZ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