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입단 15시즌 맹활약 후 은퇴
미국행 무산 이후 새 보직 적응 과정

“매일 경기영상 보며 열심히 연습 중”
“SK지도자 꿈 이루는데 큰 경험될 것”
“내년 시즌 성적 반등하도록 돕고파”
▲ 2008년 10월3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당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후 마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는 채병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요즘 기존 타 팀 경기 동영상을 거의 매일 보면서 상대 팀의 전력을 어떻게 꼼꼼하게 분석하는 지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다음 시즌에는 훨씬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저부터 철저하게 제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해 은퇴한 채병용 전 SK 와이번스는 선수는 김대진 전 루키팀 책임코치와 함께 2021시즌부터 구단 원정 전력분석원을 담당한다.

원정분석원은 SK 와이번스가 리그 중 만날 원정팀의 이전 1주일치 경기를 보며 그들의 작전, 득점루트, 수비형태, 타자 컨디션, 투수의 구질 등을 점검•분석한 자료를 의견과 함께 팀에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단기적으로는 해당 경기에서의 승리를, 근본적으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매번 해당 시기 상대 팀을 정밀하게 분석해 코칭스태프에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애초 SK 구단은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를 꿈꾸던 채병용이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연수 프로그램 진행이 불가능지면서 구단 자체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채병용을 도왔다.

채병용은 올 한해 SK에서 코치 연수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퓨처스 및 루키팀 보조 코치, 전력분석원, 스카우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21시즌부터 구단 원정 전력분석원을 담당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채병용은 “지도자의 꿈을 이루고자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런 변수가 생기면서 올 한해 구단의 배려로 현장과 행정을 두루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보고서 작성 등 처음 해보는 일도 있어 적응하든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원정 전력분석원은 많은 경기를 관찰하며 야구와 선수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데이터 분석 분야에 대해서도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앞으로 내가 프로선수로서 내 젊음을 온전히 바친 SK와이번스에서 지도자를 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데, 이 꿈을 이루는데 앞으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좋은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합니다. 내년 시즌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나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채병용은 2001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4순위로 SK에 입단해 2019년 은퇴할 때까지 팀에 기여한 '원클럽맨'이다. 총 15시즌동안 451경기에 등판해 통산 84승 73패 29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 한국시리즈 5차전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