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가 기증 제안에 따라 절차 검토 나서
과거 유희강 서예가 작품 서울에 빼앗겼던
실수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심의 등 서둘러

총 100점으로 시립미술관 건립 시 활용 전망
▲ 고정수 조각가

인천시가 고정수 조각가의 작품 100점을 기증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인작가의 작품을 대거 소장하는 일은 시 역사상 드문 것으로, 지난 유희강 작가 작품의 타지역 유출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천출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지 50여년이 넘은 고 작가는 한국 미술계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국회의사당, KBS, 대한한공, 신라호텔, 서울시립미술관, 인천 정석빌딩 등 수많은 곳에 설치돼 건물 가치를 높이고 있다. 1992년 작품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는 미술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인천엔 단 2명 뿐인 대한민국미술대전 수상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번 기증은 그의 제안으로 먼저 출발했다. 현재는 경기도 양평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그가 고향인 인천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 위해 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인천시는 고 작가의 작품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작품들을 보관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평지역에서 고 작가를 위한 미술관 건립을 검토 중인 배경도 시가 결정을 서두르는데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인천이 낳은 서예 거장 검여 유희강 작품을 서울에 빼앗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2의 검여를 다시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다.

작품들은 임시 수장고에 보관되며 앞으로 건립될 인천시립미술관 주요 콘텐츠로 활용될 전망이다. 시는 기증품심의와 가치평가회의 등을 거쳐 기증 절차를 거칠 방침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