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치매 위험이 실제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하다고도 느낄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50% 높아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사진)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66세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2009~2011년 건강검진을 받은 57만971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 스스로 기억력 등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검사 시 정상 범주인 경우를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라고 한다.

수면 부족 등 신체적 요인과 우울증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나 사소한 건망증에 대해 환자가 지나치게 의식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6세에서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 환자의 치매 위험은 일반인보다 38% 높았다.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위험도가 50%까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인지능력 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치매 위험도 같이 상승했다.

연구팀은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가 단순히 환자의 개인적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도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이 결과는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우울 증상을 함께 느낀다면 치매 조기 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