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달걀의 딜레마...아이들,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닭과 달걀의 딜레마...아이들,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 이창욱
  • 승인 2020.11.30 20:13
  • 수정 2020.11.30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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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는 곳은 계급이다. 인천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사람들은 이 곳을 연수구라고 하지 않고, 고유명사처럼 ‘송도’라고 말한다. 사는 주택 종류 뿐 아니라 지역 자체가 계급화된 지 오래다. 지역 간 격차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원도심과 신도심 불균형도 그렇다. 인천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천일보는 원도심과 신도심 간 불균형 문제를 ‘학교’, ‘상권’, ‘정치’라는 세 가지 틀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 편에서는 입학생 수를 바탕으로 원도심과 신도심 간 격차와 연령별 인구 분포 문제를 총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지난 50년간 인천서 총 73개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 1960~70년대 단 두 곳에 불과하던 폐교는 1980년 이후 급증한다. 80년대 집권한 전두환 정권이 학교 유지를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면서 산업화·도시화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지역들은 폐교를 피할 길이 없었다.

인천시교육청 폐교현황 자료를 보면 학교 통폐합(분교 격하 포함)이 본격화된 1980년부터 IMF 외환위기로 교육기관 역시 구조조정이 이뤄진 1999년까지 인천에서는 60개교가 문을 닫았다. 폐교의 약 80%가 이 시기에 이뤄진 셈이다.

인천 폐교는 섬 지역에 쏠렸다. 73개 폐교 중 강화·옹진군에 있던 초등학교가 60곳에 달한다. 중구 폐교 8곳 중 7개교 역시 섬 지역에 있던 학교다.

섬 지역 폐교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5년을 돌아보면 2015년 2월 옹진군 영흥면 영흥초교 선재분교가 문을 닫았고, 2018년 2월에는 강화군 지석초가 교동초 지석분교로 격하됐으며, 서도초 볼음분교가 폐교됐다. 지난해 2월에는 강화군 교동면 난정초등학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인천시교육청은 옹진군 소청도와 승봉도의 두 분교에 최근 2년간 신입생이 없었고 향후 5년간 입학할 학생이 없다고 판단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어 폐교를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인천일보 11월22일자 7면).

폐교는 주민들에게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가 문 닫는 정도의 의미를 넘어선다.

1999년 폐교된 강화군 화도면 마리산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토박이 유모(73)씨는 “화도면에 초등학교가 4개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 남았다. 학교가 없어져서 서운한 거야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냐”며 “학교도 없고 전망도 없는 지역이 됐는데 젊은 사람들이 여기 들어와 살려고 하겠는가. 원주민들 중에도 학생 자녀를 둔 사람은 없고,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다 60대는 넘는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폐교 위험이 이제 농어촌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천 도심 지역 역시 학생 수 급감으로 점차 폐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관련기사 3면

강화군과 옹진군을 뺀 인천 8개 구의 초등학교 230곳을 분석한 결과 10년 전보다 입학생 수가 절반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줄어든 학교가 3분의1이 넘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10년 전보다 학생 수가 늘어난 학교는 48개교(21%)로 나타났다. 지난 10~20년 사이 새로 생긴 신도심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인천 도심에서도 입학생 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며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두 개의 도심으로 분화되고 있는 인천, 원도심이 늙어가고 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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