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빈 영화공간주안 관장

영화공간주안에서는 2020년 11월13일부터 15일까지 제9회 스웨덴영화제를 개최하였다. 스웨덴영화제는 매년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구의 5개 도시에서 개최하고 있으며, 이번이 아홉 번째 영화제다. 인천 유일의 예술영화전용관인 영화공간주안에서는 2018년부터 참여하여 올해로 세 번째 스웨덴영화제를 개최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제 개최가 불투명하였지만 “관객 수를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진행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주한스웨덴대사가 말씀하신 것처럼 대사관 측의 진취적인 개최 준비와 스웨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분들의 열망에 힘입어 개막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스웨덴영화제에서는 10편의 영화를 상영하였고, 그 중 7편의 작품이 여성제작자이거나 공동제작자의 작품이다. 스웨덴은 2011년 영화 분야의 50대 50 목표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영화제작 분야에서 성별비율을 맞추는 정책을 시도한 결과 2014년에 공적기금 지원에서 50대 50이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영화제작 전반에 걸쳐 평등을 이루기 위한 50대 50 선언은 유럽의 많은 국가에 영향을 끼쳤다. 그래도 현재 스웨덴 영화계 성비율은 여성 38%, 남성 62%이고 남녀평등의 목표가 실현될 때까지 스웨덴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스웨덴 영화는 낯설지만 영화공간주안을 통해 매년 스웨덴 영화를 만나면서 영화제를 기다리는 관객층이 형성된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공간주안에서 개최된 세 번의 스웨덴영화제는 매 회마다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2018년 제7회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잉마르 베르만 감독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8인 8색의 베리만'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2019년 제8회 스웨덴영화제는 스웨덴과 대한민국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였다. 스웨덴은 한국전쟁 중에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을 건립하였다.

이때 의료활동에 참여했던 스웨덴 사람들의 다큐멘터리 영화 <한국전과 스웨덴 사람들>을 특별 상영하여 스웨덴과 대한민국의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였다. 2020년 제9회 스웨덴영화제는 스웨덴이 실현하려는 50대 50의 '성평등'과 '다양성'을 핵심 주제로 하는 영화상영과 스웨덴 영화사를 빛낸 '영화 속 진취적인 여성들'을 전시하였다.

스웨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 매우 다양하다. 영화 속 각양각색의 스웨덴 사람들은 건강한 가정을 꿈꾸면서 고통과 갈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도전을 즐기고 삶에 대한 희망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주인공들의 다양성은 인간에 대한 차별을 떠나 누구나 자신의 삶을 중심에 놓고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다. 스웨덴영화제는 끝났지만 한결같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스웨덴 사람들의 영화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예술영화가 언제나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차별 없이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