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기재정계획에 투자안 제시
5년간 사업비 규모 총 1392억으로
당장 내년부터 부지매입에 837억 사용

서구 등 매립지 인근 주민 반발 거셀 듯
인천광역시청 청사 전경. /사진출처=인천시청 홈페이지
인천광역시청 청사 전경. /사진출처=인천시청 홈페이지

영흥도로 후보지가 발표된 자체 폐기물 매립지를 조성하는 데 드는 1400억원을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에서 끌어 쓰기로 했다. 당장 내년 본예산에는 자체 매립지 부지 매입비 830억원이 특별회계 예비비로 편성됐다.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는 “자체 매립지 조성이 특별회계 취지인 환경 개선의 근본 대책”이라고 밝혔다.

25일 인천시의회에 제출된 시의 '2021~2025년도 중기지방재정계획(안)' 자료를 보면,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 세부 사업으로 자체 매립지 조성이 포함됐다. 5년간 투자 계획이 잡힌 자체 매립지 총 사업비는 1392억1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내년 투자액만 837억1500만원에 이른다.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수립된 자체 매립지 투자 규모는 지난 12일 시가 발표한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본계획안을 보면 자체 매립지 사업비는 1400억원으로 추정됐고, 토지 매입비가 831억원이었다.

앞서 시는 자체 매립지 후보지를 옹진군 영흥면 외리로 발표했다. 해당 부지는 법인 소유지인데, 시는 내년 3월까지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2024년 12월 말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며 박남춘 인천시장이 약속한 대로 서울시·경기도와 공동 사용하는 수도권매립지를 2025년 문 닫기 위한 일정이다.

830억원에 이르는 토지 매입비는 내년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 예비비로 지출된다. 현재 시의회가 심의 중인 내년 본예산에는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 예비비 957억원이 편성돼 있다. 서재희 시 수도권매립지매립종료추진단장은 “특별회계 예비비로 자체 매립지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체 매립지 조성 재원이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로 결론 나면서 주민 반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특별회계는 수도권매립지로 고통받는 주변 지역의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운용되는 까닭이다.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 조례'는 영향 지역을 인천 계양구·서구, 경기 김포시 양촌읍 일원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미 서구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는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시 관계자는 “특별회계 사용에 대한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 반발을 알고 있다”면서도 “자체 매립지 조성이야말로 수도권매립지 인근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