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정 5호 운반로켓으로 쏴올려…'폭풍우의 바다' 지역 착륙 예정
샘플 채취해 오면 베이징과 마오쩌둥 고향 후난성에 보관할 듯
▲ [출처 중국 국가항천국. 인민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창어 5호는 24일 오전 4시 30분(현지시간)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우주발사장에서 최신 운반로켓 창정(長征) 5호 야오(遙)-5에 실린 채 발사돼 궤도에 진입했다고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가 전했다.

중국 최초로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복귀하는 임무를 수행할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고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이번 발사로 다시 한번 '우주굴기'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 샘플 채취 후 지구 복귀 임무는 1960~1970년대 미국과 구소련 이후 40여 년 만이며, 중국은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3번째로 이러한 임무 성공에 도전한다.

창어 5호는 지구에서 육안으로도 보이는 달 북서부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곳은 인류가 지금까지 탐사한 적이 없는 용암 평원이다.

중국 과학자들은 해당 지역의 암석·토양이 기존에 채취된 샘플보다 최근 시기에 생성된 만큼, 달의 화산활동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달 샘플을 통해 달의 지질학적 진화 역사와 태양활동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착륙지역 지형을 탐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어 5호는 로봇을 이용해 이틀간 약 2kg의 샘플을 수집할 예정이어서 구소련이 과거 3차례에 걸쳐 330g의 흙을 가져온 것과 대비된다.

구소련 탐사선과 달리 창어 5호가 달에서 재이륙 후 지구에서 38만km 떨어진 달 궤도에서 귀환선과 도킹하는 방식을 쓰는 만큼 필요한 연료량이 줄었고, 그만큼 샘플을 더 실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귀환선은 이후 초속 11km로 이동 후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예정이다.

항공 관련 잡지 '항공지식'의 왕야난(王亞男) 편집장은 이번 발사에 대해 "향후 유인 달 탐사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무인 임무"라고 평가했다.

창어 5호의 이번 임무는 23일 정도 걸리며, 지구로 복귀 시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쓰쯔왕(四子王)에 착륙한다.

중국은 이번에 채취하는 달 샘플을 베이징(北京)뿐만 아니라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의 고향인 후난성에도 보내 보관할 구상이다.

마오 전 주석이 생전에 '가장 높은 하늘(구천)에 올라 달도 딸 수 있다'는 표현이 들어간 문학작품을 지은 바 있고 창어 5호 프로젝트가 이를 실현한 만큼, 달 샘플을 보내 그를 위문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후속 달 탐사선 발사계획도 갖고 있다. 이 중 창어 6호는 로봇을 이용한 달 샘플 채취, 창어 7호는 포괄적인 달 탐사 임무를 각각 수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어 8호는 달에 연구기지 건설이 가능한지 탐사하고, 향후 달 거주인이 사용할 3차원 인쇄(3D Print)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중국의 우주전문가 팡즈하오(龐之浩)는 "달 표면 샘플 분석에 따르면 샘플 구성성분이 물과 산소로 변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향후) 달 기지 운영과 달 착륙선의 보충 연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서 "과학자들은 달 샘플에서 핵융합에 이상적인 물질을 찾아냈고, 1만 년간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무게가 8.2t으로 중국에서 가장 무거운 우주탐사선인 창어 5호 발사에 사용 가능한 것은 중국의 창정 계열 운반로켓 중 창정 5호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