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체가 숲세권…건강권과 자연친화 동시에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수인선 숭의역에서 열린 ‘도시바람길 숲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수인선 숭의역~인하대역 구간과 부평구 굴포천~분수공원, 서구 석남녹지를 시작으로 인천 '도시바람길 숲'이 조성된다. 인천시는 2022년까지 245억원을 들여 총 14곳의 도시바람길 숲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시바람길 숲은 녹지에서 생성된 맑은 공기를 도심에 숲으로 연결해 주민 생활 공간까지 공급하는 통로다. 깨끗한 공기를 도심으로 끌이들이면서 공기 순환을 촉진해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과 열기를 배출하는 길이다. 도시바람길 숲뿐 아니라 산업단지에는 '미세먼지 차단 숲', 학교에는 '명상 숲'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친화적인 공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민 누구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인천 전역에 걸쳐 숲을 조성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이 숲과 공존하는 도시로 탈바꿈한다. 도시 숲이 조성되면 시민 건강권 확보는 물론 자연친화적 여가 생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는 오는 2022년까지 245억원을 투입해 인천 전역에 총 19만9000㎡ 면적의 '도시바람길 숲' 14곳을 조성한다고 24일 밝혔다. 바람이 통하는 녹지를 연결해 도시 열섬화를 방지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도시바람길 숲은 도시 외곽 산림에서 생성된 공기를 주민 생활 공간으로 공급하는 구실을 한다.

 

▲“인천 어디 살아도 숲세권”

도시바람길 숲은 '수인선 연결 숲'으로 물꼬를 텄다.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숭의역 인근에서 착공식이 열린 수인선 도시바람길 숲은 숭의역과 인하대역 사이 1.5㎞를 연결한다. 과거 '꼬마열차'로 불리며 인천시민 추억과 애환을 싣고 달렸던 협궤열차가 지나던 길이 도시 숲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은 “도시에 바람 통하는 숨길을 내는 날”이라며 도시바람길 숲 조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은 “숲이 완성되고 나면 더 깨끗하고 맑은 바람이 오고가는 곳이 되리라 기대한다”며 “인천 어디 살아도 '숲세권'인 생활환경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도시바람길 숲은 수인선 구간과 부평구 분수공원, 서구 석남녹지에서 동시 착공됐다. 부평구 도시바람길 숲은 굴포천부터 분수공원까지 길주로 일대에 만들어진다.

올해 조성 사업이 착수되는 도시바람길 숲 면적은 수인선 연결 숲 2만1000㎡, 석남녹지에 바람길을 확산하는 숲 6만4000㎡를 비롯해 총 9만8800㎡에 이른다. 공사비 115억원(국비 44%, 시비 20%, 군·구비 36%)이다.

내년에도 도시바람길 숲은 7곳에 조성될 예정이다. 미추홀구 독배로 연결 숲은 수인선 도시바람길 숲과 인천대로와 연계되고, 계양구에도 경명대로와 계양대로에 연결 숲이 만들어진다. 부평구 부평동 희망공원에는 2만1000㎡ 면적의 도시바람길 생성 숲이 조성된다.

 

▲미세먼지 차단하고 자투리 공간 활용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로 가장 먼저 유입되는 인천 대기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도시 숲도 추가로 조성된다. 인천시는 2022년까지 164억원을 투자해 18만㎡ 면적의 '미세먼지 차단 숲'을 만든다고 밝혔다. 총 19곳으로 계획된 미세먼지 차단 숲은 산업단지 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산업단지와 공공시설 휴식 공간으로 제공되는 '스마트가든'도 11곳에 들어섰다. 스마트가든은 산림청 국비 지원을 받아 산단을 대개조하는 협업으로 진행됐다.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실내정원으로 쾌적한 쉼터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시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한 곳당 3000만원씩을 들여 남동산단 4곳, 서운산단 2곳, 강화산단 3곳, 인천문화예술회관 2곳 등 총 11곳에 스마트가든을 조성했다. 내년에는 산단 16곳, 공공시설 4곳 등 스마트가든 20곳이 추가된다.

학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명상 숲'도 14곳에 꾸며졌다. 시는 올해 명상 숲 사업으로 연수중 등 14개 학교에 840억원을 투자해 7000㎡ 면적의 숲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명상 숲은 도심에 부족한 녹지 공간을 확보하면서 학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특히 미세먼지 민감 계층인 초중고생을 위한 공기질 개선 효과, 숲을 활용한 친환경 생태교육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시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353개 교에 명상 숲 조성을 완료했다. 명상 숲은 방과 후 숲속 놀이터 등 체험학습 공간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한편 시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전국에서 여의도 19배 면적의 공원이 해제되는 상황에서도 단 한 개의 공원도 해제하지 않아 정부로부터 공원일몰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9.89㎡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를 넘어선다. 이는 수도권 3개 시·도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 시민 생활공간에 공급한다

 

도시바람길 숲은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주민 생활 공간으로 공급하는 통로다. 도시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산림의 공기를 도심으로 유도·확산하는 숲이다.

24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도시바람길 숲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우선 도심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바람 생성 숲'이다. 바람 생성 숲은 산림의 지형적 특성으로 발생한 공기가 도심으로 유입되도록 만들어진다. 인천시가 2022년까지 총 14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도시바람길 숲 가운데 이런 기능을 맡는 곳은 부평구 나비공원 일대 '맑은내 생성 숲'과 희망공원, 선학 바람 생성 숲 등 4곳이다.

두 번째는 '확산 숲'이다. 산림에서 생성된 바람이 도심으로 통하는 거점 녹지 구실을 하는 확산 숲은 올해 석남녹지를 비롯해 2022년 계양꽃마루에 추가로 조성된다.

도시바람길 숲은 핏줄 기능을 하는 '연결 숲'은 맑은 공기가 도심에 효과적으로 퍼져나가도록 도로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망으로 조성된다. 지난달 28일 착공식으로 도시바람길 숲 사업의 시작을 알린 수인선 숭의역~인하대역 구간이 대표적이다. 연결 숲은 도시바람길 숲 14곳 가운데 절반인 7곳에 조성된다.

마지막 도시바람길 숲은 '디딤 숲'이다. 디딤 숲은 바람 통로의 기능을 보완하면서 녹지의 징검다리 구실을 한다. 학교 숲, 옥상 숲, 벽면 숲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시가 올해에만 14개 학교 자투리 공간에 조성한 '명상 숲'도 디딤 숲으로 볼 수 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