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료환경 그대로…공항 건설도 제자리

정부 '서해5도 발전계획' 통해 지원 나섰지만
총 9109억 79개 사업 중 완성은 43개 불과
당장 쾌속선 수명 3년 남았지만 대체 선박 없어
2010년 북한 포격 당시 검은 연기로 휩싸인 연평도 /독자 제공. 연합뉴스
2010년 북한 포격 당시 검은 연기로 휩싸인 연평도 /독자 제공. 연합뉴스

“벌써 그날로부터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섬 생활에서 바뀐 건 없네요.”

인천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해5도의 정주 여건과 관광 인프라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해5도 지역주민들은 연평도 포격 이후에도 섬 지역 교통과 의료 환경은 열악한 채로 머물러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백령 지역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백령 공항 건설도 10년째 제자리다.

지난 2010년 정부는 연평도를 비롯해 대청도, 백령도 등이 있는 서해5도를 지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서해5도종합발전 계획을 세워 2020년까지 10년간 민간자본을 포함해 9109억원을 들여 주거환경 개선 등 78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서해5도 지역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정주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난 10년간 서해5도종합발전계획의 79개 사업 중 43개 사업만 완료됐을뿐더러 전체 예산 9109억원 중 실제 사용된 예산은 3794억원에 불과하다.

연평도 주민 박모(59)씨는 “당시 서해5도에 큰 지원을 해줄 것 같았지만 실제로 삶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아직 정부 지원금이 많이 남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디에다 사용되는지 모르겠다. 주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지와 섬을 잇는 교통수단인 여객선이 오래됐을 뿐 아니라 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시설도 아직까지 미흡한 상황이다.

백령 항로를 오가는 쾌속선 하모니플라워호의 수명은 3년밖에 남지 않아 대체 선박을 구해야 하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서해5도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지만 기상악화 등으로 응급헬기가 뜨지 못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백령도 주민 허모(49)씨는 “10년 전 서해5도 발전계획이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섬 지역 정주 여건이 나아질 것 같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며 “특히 생명과 연결된 응급체계 개선은 시급한데 전문 의료진 부족 등 아직 미흡한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서해5도 지역 접근성 강화와 관광 수요 활성화를 위해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됐던 백령공항 사업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백령공항 조성은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최근 국토교통부 투자심사위원회에서 백령공항 건설 사업 타당성이 통과됐지만 다음 달 기획재정부 제4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서해5도 지역 정주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백령공항 건설과 하모니플라워 대체 선박 도입, 의료체계 문제 등에 대한 것이 조기에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