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눈독' 국제대회 유치 꼽혀
개방 땐 관리 힘들어 대개 폐쇄
▲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들이 수천억원을 들여 건립한 종합운동장이 활용도가 떨어져 애물단지로 전략하고 있다.사진은 용인시가 처인구 삼가동에 1300억원 투입해 만든 미르스타디움 전경.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가 국제대회 유치를 비롯해 생활체육 여건 개선을 위한 목표로 수천억을 쏟아부어 만든 '종합운동장'이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한해 순수 관리 비용만 해도 수십억에 달하는데, 운동장 규격에 걸맞은 대회가 열린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관리 문제로 시민 이용도 제한된 실정이다.

18일 용인시와 화성시 등에 따르면 용인시는 2018년 처인구 삼가동에 3만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을 만들었다. 주 종목은 축구로 잔디 구장 등 국제대회 규격을 갖췄고, 육상처럼 다른 종목도 개최가 가능하다. 짓는데 들어간 예산만 1300억원에 달한다.

애초부터 이 종합운동장 건립사업은 삐걱거렸다. 2008년 처음 추진한 이후 경전철 파산과 같은 문제로 예산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2015년 완공이 목표였으나, 이런 문제로 중단과 추진이 반복되면서 3년이나 늦춰지는 등 가까스로 완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가 더욱 문제였다. 사업 시작부터 기대해 왔던 국제대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4개국(한국·중국·일본·호주) 여자프로축구 리그 우승팀이 참여한 '2019 FIFA/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이 전부다.

2023년 전국체전과 2023년 여자축구월드컵을 이곳에 유치할 계획이나 성사 여부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현재 전국체전 등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는 곳만 전국적으로 10곳이 넘는다.

자체 프로구단을 창단해 활성화하는 방안도 예산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존 계획했던 '볼링장, '골프장' 등과 같은 조성사업이 무기한 중단돼 시민들을 위한 체육시설로 활용조차 못 하고 있다.

앞서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조경기장을 만들어 다양한 체육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20억원을 종합운동장 관리 비용(인건비, 잔디관리 등)을 내는 것이다.

화성시는 2011년 향남읍에 2370억원을 들여 3만5000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을 만들었다. 올해 시설을 관리하는데 책정된 예산만 42억원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현재까지 유치한 국제경기는 '2013 동아시안컵 대회 한·중전' 등 10년간 13번 정도에 그친다. 통상 1년에 1∼2경기만 열린 것으로 계산하더라도 주 경기장인 축구장은 365일 중 360일 넘게 비어있는 셈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운동장이 천연 잔디로 조성돼 있기에 시민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축구 동아리 등 시민이 이용하기에도 관리 문제로 비용이 비싸 찾는 사람이 없다.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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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짓고 보자” 종합운동장 연 수십억 낭비, 예견된 결과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가 국제대회 유치를 목적으로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종합운동장이 줄줄이 실패한 데에는 교통 여건이나 유치계획 등 구체적인 분석 없이 건립을 강행한 탓이 주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일단 '짓고 보자 식'으로 무책임하게 추진한 것이다. <인천일보 11월19일자 6면>19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용인시가 2008년 처인구 삼가동 22만7000㎡에 국제경기가 가능한 축구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갖춘 종합운동장의 건립계획을 세울 당시부터 실패 우려가 나왔다.경전철 등으로 이미 예산을 많이 쓴 상황에서 예산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