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역전승…주니오에 선제골 내주고 이승기가 후반에만 2골 폭발
'은퇴 선언' 이동국, 막판 교체투입…그라운드서 '커리어 트레블' 달성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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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전북 현대가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울산 현대를 무너뜨리고 구단 사상 처음이자 프로축구 사상 두 번째로 '더블(2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 2차전에서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승기가 후반 8분과 26분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2-1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울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전북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4시즌 연속,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이번 FA컵 우승으로 구단 사상 처음으로 한 해 두 개 주요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더블'을 달성했다.

전북이 FA컵에서 우승한 건 2000년, 2003년, 2005년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이로써 전북은 이 대회 최다 우승 순위에서 수원(5차례)에 이어 포항과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또 이미 은퇴를 선언한 '라이언 킹' 이동국은 후반 45분에 교체 투입돼 '커리어 트레블'의 기쁨을 그라운드에서 만끽했다.

앞서 전북의 K리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함께했던 이동국은 이번 FA컵 우승으로 대기록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날 두 골을 모두 책임져 팀에 '더블' 타이틀을 안기는 데 앞장선 이승기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구스타보는 결승전에서는 득점하지 못했지만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4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울산은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준 K리그1에 이어 FA컵에서도 전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 포지션에 걸쳐 알차게 전력 보강을 해 '절대 1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울산은 K리그1에서 전북을 상대로 3전 전패한 데 이어 FA컵 결승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또 2017년 대회 이후 3년 만의 FA컵 정상 탈환에도 실패했다.

그간 전북전 무승의 '울분'을 터뜨리듯 초반부터 공세의 수위를 높인 울산이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홍철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니오가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마무리했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몸을 날려 쳐냈지만, 주니오가 이 공을 왼발로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1차전에서 3차례나 골대를 맞췄던 전북은 전반 28분 손준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찬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대 왼쪽 모서리에 맞아 또 '골대 불운'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전 중원을 장악하며 분위기를 잡았고 이승기가 멀티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승기는 후반 8분 상대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페널티지역 근방에서 잡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땅볼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던졌지만 왼쪽 하단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이어서 막을 수 없었다.

이승기는 후반 26분에는 조규성이 내준 공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쪽 골대 하단 구석을 노리는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승기를 잡은 전북은 이승기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을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경기 종료 직전 흥분한 선수들이 충돌해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와 전북 수비수 최철순이 퇴장당하는 소동이 일었지만, 이미 굳어진 전북의 승리에 변수가 되진 못했다.

전북은 오는 18일 카타르에서 재개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레블(3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