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익에 초점 맞추다 반발 자초…주민 편의 증진 방안 나와야
바다 인근 영흥화력 회처리장 수상태양광 사업 사례 참고를
▲수도권매립지.

박남춘 인천시장 말대로 2025년에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고, 여기서 나아가 얼마 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도 석탄 연료 사용을 중단하면 인천에서 계속되던 매립 역사는 어느 정도 막을 내릴 수 있을까. 수도권매립지 규모에는 못 미쳐도 석탄화력발전소도 재(석탄회)를 바닷가 '회처리장'에 묻고 있다. 매립지, 회처리장 사용 종료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이들 시설을 어떻게 인천시민에게 돌려줄 것인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들이 시작될 전망이다.

 

▲수도권매립장. 골프장 다음 계획은

지난 2000년 10월을 끝으로 6500여만t 쓰레기를 품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 1992년부터 약 20년 동안 인근 주민들에게 악취 등 수많은 환경피해를 야기했지만, 매립장은 매립 종료 후에도 오롯이 주민들에게 되돌아오지 못했다.

매립장은 2013년 10월 36개 홀 153ha(46만평) 대규모 골프장으로 탈바꿈했다. 2006년 골프장 건설 계획이 알려지며 골프장 운영에 따른 또 다른 환경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던 시민단체의 우려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수익 창출'이란 명목 아래 눌렸다.

결국 1매립장의 사후관리 기간은 애초 계획보다 배로 늘었다. 1매립장은 애초 올해 9월로 매립장 사후관리 의무 기간인 20년이 끝났지만, 침출수와 가스 발생 비율이 허용치를 초과한다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관리 기간을 2039년으로 19년 더 늘렸다. 이에 따른 사후관리 비용 역시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수도권 쓰레기 8010만t을 묻은 제2매립장. 1매립장과 달리 이곳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시에 따르면 매립지공사는 2매립장 토지이용기본계획수립용역을 진행했고 용역 결과 공원 조성, 태양광발전시설 도입, 홍보관 설치 등 3개 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공사는 매립 종료를 약 1년 남긴 2017년 말 이곳을 도시농업단지·태양광발전시설·숙박쇼핑시설을 갖춘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활용방안을 내놨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2매립장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는 상태”라며 “매립지공사에서 활용방안 밑그림을 그린 뒤 환경부와 수도권 지자체들이 협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매립 마무리 단계 회처리장. 시민 품에 돌려줄 논의 시작해야

영흥화력발전소 1∼4호기 석탄회를 묻는 1회처리장 매립허가 기한은 2028년이다. 영흥화력본부 측이 기존에 묻었던 석탄재를 캐서 시멘트 회사 등에 공급하면서, 회처리장의 잔여율이 74%로 늘었다. 1회처리장 면적은 141만2359㎡로 축구장 면적(7140㎡) 198배에 이르는 크기다. 영흥도 바다를 끼고 자리한 해당 회처리장에 대한 앞으로의 이렇다할 계획은 아직 공개 전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운영하는 회처리장은 모두 16곳이다.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은 회처리장 매립허가 기한 2023년을 5년 앞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회처리장을 활용한 3.5㎿급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 최근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산림 훼손 등 일부 태양광 사업에서 발생한 문제 대신에 회처리장 유휴수면을 활용해 부유체를 띄우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얹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는 매립률을 2% 정도만 채우면 주민 소득사업을 위해 용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북부회처리장을 오랜 기간 방치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탐사보도부=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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