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속편도 기대"
▲ 배우 이제훈.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배우 이제훈.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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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1월 4일 영화 '도굴'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제훈은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평소에 그런 부분이 없는 사람이라 더 재밌고 신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머릿속에 영화밖에 없어 재미가 없는’ 배우 이제훈을 이 범죄 오락 영화가 조금은 말 많고 능청스러운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천재 도굴꾼으로 밑밥을 뿌리고 다니며 능청스러움을 넘어 얄미울 정도로 깐족거릴 때, 이제훈이 처음 보여주는 신선함이 캐릭터의 매력으로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든다.

'파수꾼'(2011)에 이어 '박열'(2017), '아이 캔 스피크'(2017), '사냥의 시간'(2020) 등 최근작들의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

28일 시사회에서도 그는 "개인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즐기고 행복한 마음으로 나왔을 때 영화를 잘 봤다는 기분이 들어요. 저도 제가 나온 작품을 보며 시시덕거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올 수 있으면 어떨까 했고, 그 작품이 '도굴'이었죠."

강동구가 모든 계획을 주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끌고 나가지만 그는 '부담'이라는 말보다는 '재미'와 '즐겁게', '신나게'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천재적인 감각과 실력으로 혼자서 고찰의 탑 안에 있는 황금 불상을 훔쳐내고, 중국에 있는 고분의 고구려 벽화와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 안에 있다는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보물을 향해 움직인다.

물론 주변에 존스 박사(조우진)와 삽다리(임원희) 같은 매력적인 조력자들이 함께하지만,

"보통 사람을 만나면 제가 말하기보다 경청하는 편이에요. 상대의 말에 맞장구치거나 덧붙이는 정도지, 제가 화두를 꺼내고 끌고 가는 성향의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워낙 말을 많이 하다 보니 현장에서도 쉴 새 없이 떠들고 다녔어요. 대화가 없어도 차분해지는 공기가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어색해하거나 지루해하지 않게 이야기를 던지고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었죠. 능청스러워졌다, 변했다는 이야기도 듣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에서 통쾌하게 복수를 마무리하고, 범죄의 결과를 착하게 돌려놓은 강동구와 일당은 일본이 강탈해 간 유물을 다음 목표로 삼고 떠나며 속편의 여지를 강하게 남긴다.

이제훈도 "현장 걱정하지 않고 놀기 바빴다"며 "한 번 더 재밌게 연기할 기회를 속편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드라마 두 편을 비롯해 차기작도 여러 편 준비하고 있지만, 나이에 맞는 사랑 이야기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곽승신 기자 kiss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