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의 광장:광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김명희 글·백대승 그림, 길벗어린이, 44쪽, 1만6000원

고종황제의 죽음은 3·1운동이 일어나는 계가가 됐다.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 지배에 분노한 백성들이 구름같이 모여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피 끓는 만세 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1919년 3월 지금의 서울광장인 대한문 앞 광장의 모습이었다.

현대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촛불을 들거나 정권 교체를 외치기도 하는 광장. 이 광장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책 <우리들의 광장>은 우리 국민들이 나라와 역사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준 중요한 무대였던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다뤘다. 시민들은 광장에서 선거 운동과 집회를 통해 자유롭게 자기 뜻을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광장은 단순히 모였다 흩어지는 공간을 넘어 소통하는 마당이 되었다.

<우리들의 광장>은 이 광장에서 일어난 고종의 대한제국 선포부터 촛불혁명까지를 한눈에 꿰어 보도록 그림으로 그렸다.

광장처럼 커다란 판형에 매 쪽마다 광장에 빽빽이 모인 사람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표현했다. 넓은 공간과 그림으로 화려하게 그려진 광장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위로 넘기는 제본 형태를 택했다.

책장을 넘기면 역사적인 순간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울부짖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당시의 상황을 실감 나게 재현해 광장 속에 같이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을 준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