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만수종합시장 근처의 한 중화요리 음식점(이하 중식집)에 자주 간다. 그런데 그곳의 메뉴판과 음식을 비롯해 식당에서 필요한 구비도구를 보면서 최근에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 도시화의 단면이다.

모든 음식점을 가보면 공통적으로 갖춰진 것들이 있다. 간판, 메뉴판, 그릇(큰 것, 작은 것), 음식(), 반찬, 수저, 냅킨 등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른 것들도 함께 있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가정의 모습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는 그릇의 모양, 크기, 그리고 기타의 도구들을 함께 생각해보면 알 수 있겠다.

이에 앞서 음식점에 있는 도구들과 의미를 생각해보자.

간판에는 점포명이 기록돼 있듯이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다세대주택에도 이름이 기록돼 있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메뉴가 기록돼 있다. 다세대주택에도 메뉴판처럼 우편함이 있다. 우편함에는 세대주(대표자, 업체명)가 기록돼 있다. 메뉴마다 가격이 기록돼 있듯이 호수(戶數)가 적혀 있다.

그릇도 무슨 음식(메뉴와 반찬)을 담느냐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밥그릇이나 국그릇 등은 크고 반찬그릇은 작다. 주식은 주인(부모)과 같다. 반찬은 식사를 돕는 역할이다. 반찬은 식사를 하는 데 도우미의 역할을 하므로 자녀와 같다. 그런데 밥과 반찬은 동시에 차려지므로 식구라 할 수 있다.

수저를 비롯해 여러 가지가 식사할 때 필요하다. 이것들은 식사하는 데 상황에 따라 잠시 돕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것들은 이웃이나 외부에서 노는 아이들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만 가끔 사용하고 제자리에 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릇의 모양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모습을 좀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한정식집의 국그릇, 밥그릇, 그리고 반찬그릇 등은 중심이 된다. 밥그릇과 국그릇에 담긴 것이 메뉴명이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밥그릇과 국그릇의 크기는 대체로 작으나 주가 된다. 그릇에 칸막이도 없다. 반면 중식집은 메뉴에 따라 그릇 모양이 다르다. , 칸막이의 유무다. 칸막이의 유무에 따라 AB의 두 그룹으로 나눠보자.

A그룹의 짜장면, B그룹의 볶짜를 보자.

짜장면 그릇은 쟁반 모양으로 되어 있고 칸막이가 없다. 짜장면의 면과 소스는 다른 물질이다. 그렇지만 나뉘지 않고 함께 있다. , 가정에서도 다른 사람이 함께 살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사는 모습이다. B그룹의 볶짜 그릇은 한 개의 그릇에 칸막이가 있다. 서로 다른 음식이 절반씩 있다. 볶음밥에도 짜장 소스가 부어져 있다. 이는 성격(성질)이 서로 다른데다 나눠져 있어서 가족이 아닌 남남으로 사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이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한국사회는 도시화와 함께 핵가족화가 된 지 오래되고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한 이혼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얽히고설켜도 하나가 되는 가정이 좋은가, 아니면 반대인가?

 

/ 박종형 시민기자 myplaza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