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형 시민기자
박종형 시민기자

이제 김장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배추 주산지 농민, 관련 분야 종사자들, 김장 담그는 주부들, 돕는 이들 모두가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장 때 필요한 재료를 생각해보자.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이 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

이와 함께 상대방을 비꼬는 단어도 있다. 이는 성별에 대한 것으로, ‘멸치(남)’와 ‘호박꽃(여)’이다.

이런 속담이나 단어는 상대방을 무시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렇다고 멸치나 호박꽃 모두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식생활에 긴요하게 쓰인다.

꼴뚜기와 멸치는 반찬으로, 조림이나 젓갈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운다. 멸치는 찌개나 반찬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호박꽃은 보기에 볼품없고 먹는 데는 직접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없으면 호박도 존재할 수 없다. 호박꽃이 희생양 역할을 한다. 모과도 생김새가 볼품없다. 하지만 이것은 약재나 차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이렇듯 하찮게 보여도 중요한 일을 한다.

이는 음식의 재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종류와 의미를 동시에 생각해보자. 아울러 이를 공동체와 연결시켜보자.

첫째는 나눔이다.

한국인은 이성적인 면보다 감성적인 면이 강하다. 그래서 정(情)을 매우 중요시해왔다. 지금도 그런 측면은 많이 남아 있다. 음식을 만들면서 나눔을 많이 가졌다. 음식을 만들 때 만들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함께한 사람들과 나눠먹으며 음식을 만든다. 만든 후에는 주변인과도 나눈다.

둘째는 자기희생이다.

음식을 만들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이를 조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준비한 것의 양을 조절한다. 이것은 곧 개인이 희생할 수 정도라 할 수 있다.

셋째는 모두가 중요한 존재라는 점이다.

배추김치를 담글 때 배추 한 가지만으로는 안 된다. 고춧가루, 소금, 생강, 마늘, 양파, 쪽파,  젖갈, 설탕, 물엿, 기타 여러 가지 재료(양념)가 혼합되어야 한다. 무슨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섞어야 새로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데, 없으면 안 될 것도 많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넷째, 새로운 것의 창조이다.

앞에서 김치 담그기를 예로 들었는데, 준비한 것 모두가 필요하다. 준비한 것을 적절히 활용해야 입맛에 맞게 김치를 담글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 조화를 통한 창조이다.

지금까지 음식의 재료가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살펴봤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새로이 만들어진 음식처럼 인간도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이를 위해 자기 희생(봉사)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것이다.

공동체는 다양한 이들이 합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좀 더 나아지는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마리는 구성원의 태도에 달려 있다.

/ 박종형 시민기자 myplaza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