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식 안성 청년농부]

생대추 맛에 반한 전기공학도
명인 1대1 교육 받고 농장 차려
고품질 대추 전국 알리는 게 꿈
“안성지역 고품질 대추를 전국에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죠.”

안성시 발화동에서 3년째 대추 농사에 전념하고 있는 청년농부 오은식(28·사진)씨는 이같이 밝혔다.

현재 오부자대추농장을 운영하는 오씨는 꾸준히 성장 중인 자신의 농장에 젊은 열정을 쏟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농사일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다. 농사일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공업고등학교와 공업대학교에서 전기를 전공한 공학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역 후 오씨는 아버지가 임의로 심은 대추나무 몇 그루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6년 전 아버지가 빈 땅에 대추나무를 임의로 심어 자꾸 보게 됐어요. 이후 대추로 유명한 경북 경산시와 군위군, 충북 보은군 등을 방문해 대추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타 지역에서 열리는 대추축제를 갔었는데, 그때 생대추를 처음 맛봤어요. 생대추 개념으로 팔고 있었는데 먹어보니까 너무 맛있고 달았습니다.”

안성으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대추 농사 공부를 시작했다. 흔히 알고 있는 말린 대추가 아닌 생과일 대추를 한입 베어 물고 대추에 대한 인식과 그의 인생이 바뀐 셈이다.

이후 오씨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청년농부사관학교(1기) 6개월 교육 과정을 거치고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교육 이수와 한경대학교 최고농업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이곳에서 농기계 실습, 작물 재배법, 전국 농업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인들과 1대 1 교육, 해외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대추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오씨의 농장은 매년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타 농장보다 당도가 높기 때문이다. 보통 대추의 경우 평균 25브릭스(Brix)지만, 오씨가 수확한 대추는 30브릭스 이상을 자랑한다. 15~17브릭스의 포도, 사과와 견줘도 당도가 2배 이상이다.

그는 “이달 출하한 대추는 검사 결과 33브릭스가 나왔다. 화학 비료를 줄이고 안성지역의 일조량과 우분 덕분”이라고 했다.

오씨가 벤치마킹한 보은군의 우분을 활용한 농사기법과 안성지역의 많은 우분 확보량이 맞물려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안성은 많은 축산농가로 인해 우분 확보가 쉬워 화학 비료를 줄이고 경영비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는 과일용 대추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다.

오은식씨는 “친구들에게 생대추를 시식시켜보니 너무 맛있다. 무슨 과일이냐고 묻더라”면서 “현재 대추에 대한 인식은 제사용 또는 한약용으로 알고 있는데, 생과일 대추를 수도권 주민뿐 아니라 전국에 알려 농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최화철 기자 Blood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