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의혹으로 고발 당한 보유자 A씨
시가 지급한 행사비 공금 명목으로 받아
“수련회·해외공연때 사용 … 내가 더 보태”
▲ A씨가 보유한 무형문화재 보존회 관계자가 정기공연 출연자에게 출연료 일부를 다시 입금하라며 보낸 문자.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교육생들에게 문화재 전수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된 가운데(인천일보 2020년 10월15일자 1·3면) 무형문화재 정기공연 등을 하면 인천시가 공연자들에게 지급하는 출연료 일부도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보유자는 공금 마련을 위해 공연자 모두가 동의해 출연료 일부를 돌려받았다며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8일 무형문화재 보유자 A씨가 보유한 문화재 종목 일부 관계자들은 정기공연 등을 통해 지급되는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정기공연에 참여했던 B씨는 “공연을 하면 보통 20~30만원씩 받았는데 돈 받고 나면 얼마씩 다시 입금하라고 연락이 왔다”며 “알려준 계좌로 10~20만원씩 다시 입금했고, 행사 있을 때마다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실제 A씨가 보유한 무형문화재 보존회 사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기공연에 출연했던 시연자에게 보존회 계좌번호와 입금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 문자는 당시 정기공연이 있은 뒤 약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인천시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 조례에 따르면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매년 1회 이상 문화재를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정기공연을 치러야 한다. A씨는 시 무형문화재 두 종목을 보유하고 있고 종목당 상·하반기 두 차례, 연간 총 4차례 정기공연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정기공연에는 공연자들의 출연료를 포함한 보조금이 지급된다. 인천시 예산서를 보면 '무형문화재 전승공연 및 전시' 예산(보조금)으로 매년 1억5000만원 정도가 책정된다. 시 무형문화재 종목은 총 29개다.

정기공연에 자주 참여했던 C씨 역시 “출연료 '페이백'은 모두에게 해당하는, 항상 있던 일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에 대한 불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A씨 무형문화재 정기공연 시연자 명단을 보면 총 20~21명으로 구성돼 있다. 1명당 10만원씩 출연료를 되돌려 줬다면 한 회당 200여만원, 연간 최소 800만원 돈이 출연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A씨는 출연자들에게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모두의 동의가 있었고 공금으로 활용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우리 무형문화재 보존회에서 매년 해외 공연을 가고 제주도로 수련회를 가는데 이럴 때마다 돈을 걷을 수가 없다”며 “또 외국 공연은 페이도 나오지 않아 필요한 경비를 걷어야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회의를 통해 공연비 중 일부를 기부하고 그 돈을 모아 해외 공연과 수련회 갈 때 쓰기로 했고 실제 그렇게 썼다. 이걸로도 모자라면 개인당 20~30만원씩 더 걷고 모자라면 제가 더 보태고 그랬다”고 말했다.

/탐사보도부=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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