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
연내 반등 사실상 불가능 예측
상반기 -0.7%·하반기-3.8% 전망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0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경연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연내 반등을 이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분기 보고서와 같은 -2.3%로 제시하고, 상반기와 하반기는 각각 -0.7%, -3.8%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보고서에서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2.9%로 예측했지만 1분기 만에 0.9%포인트를 내려 잡았다.

한경연은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했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된 경제여건 부실화와 주요 수출국의 경기 부진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은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했다.

내수에서 가장 비중이 큰 민간소비 성장률은 -4.1%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는 올해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일시적 반등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명목임금 상승률 하락,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소비 활동 제약 등으로 하방압력이 강화됐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또 신용대출 급증에 따른 상환 부담, 전·월세 폭등에 따른 집세 인상 등도 민간소비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비투자는 내수 침체와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위축에 따라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토목실적 개선과 대규모 공급대책 발표에도 건축 부문의 공사 차질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 여파로 -0.5%의 성장률이 예측됐다.

실질 수출도 -6.9% 역성장이 전망됐다.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양상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한경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0.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긴 장마로 인한 농산물가격 상승과 전·월세 폭등에 따른 주거비용 부담 증가가 경기침체에 따른 물가하락 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폭이 줄고,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지난해 대비 90억 달러(10조5000억원)가 줄어든 510억 달러(59조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경제의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제시스템이 예기치 못한 대내외 충격으로 일시에 붕괴할 수 있는 불상사를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